[독서칼럼] 왜 매일 읽어도 남는 것이 없을까
2022-04-25 (월)
김창만 / 목사
“디지털 환경에서 우리는 사회적 자양분이나 지적 자양분을 조금이라도 얻으려고 끊임없이 레버를 누르는 실험실의 쥐가 된다. 게다가 더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은 원하는 데이터의 이해를 방해한다. 이는 정보 검색 행위가 정보 자체보다 중요해지면서 우리의 의식이 이미 찾은 정보와 또다시 검색하려는 정보에 대한 생각으로 양분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점점 산만해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능력과 추론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디지털 환경에서 매일같이 읽어대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이유는 이처럼 자명하다.” (폴 로버츠의 ‘The Impulse Society’ 중에서)
의미 없이 TV를 오래 본다든지, 주제와 관계없는 수많은 인터넷 정보에 노출되어 시선을 빼앗길 때, 인간의 뇌는 관심병목(attention bottleneck)현상을 일으킨다. 그 결과 머릿속에 비슷한 정보를 과다하게 입력시키는 행동을 반복한다. 이 상태가 심화되면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산만하고 충동적인 사람으로 변한다.
정보를 많이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정보를 분류하고 선별, 선택하는 능력을 키우는 사람이 보다 창의적인 삶을 살아간다. 외부 정보나 주변 환경에 휩쓸리면 자신만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포드 자동차 공장의 조립라인 직무는 단순 작업의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빠른 시간 안에 과업을 습득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 단순 노동자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단순 반복 작업에 대한 계속적 집중을 견디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서운 호랑이라도 집중하지 못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서커스단의 조련사가 호랑이를 훈련시킬 때 다리가 네게 혹은 여섯 개 달린 의자를 사용한다. 집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아무리 사나운 맹수라고 초점을 어디에 둘 지 모르면 더 이상 맹수는 아니다.
아프리카 밀림의 호랑이는 분명하게 집중하기 위해 큰 무리의 영양을 보더라도 오직 한 마리만 바라보고 달린다. 달리다가 사슴이 눈앞에 다가온다고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크리스토퍼 히긴스는 말했다. “전위차가 높을수록 전위가 높고 큰 전류 흐름을 일으킨다. 중요한 것은 지식도 정확하게 이와 같이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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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