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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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하고 생동감 넘친 모차르트의 ‘대미사’

2022-04-1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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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하 기자의 클래식 풍경

▶ 거장 주빈 메타 지휘봉 LA필… LA 매스터코랄 ‘천상의 호흡’

체코 출신으로 할리웃에서 활약한 거장 밀로쉬 포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보물 상자와도 같은 영화다. 이 영화에서 과장되게 철부지로 묘사된 모차르트의 모습은 허구의 스토리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온통 모차르트의 잘 알려진 작품들로만 채워진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영화 자체 못지않게 감상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 영화에서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종교음악곡 몇몇이 주요 테마로 쓰였는데, 그중 하나가 극중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레퀴엠’(진혼곡)이고, 또 하나는 가톨릭 종교의식용 미사곡 C단조(K.427), 일명 ‘대미사(Great Mass)'다. 모차르트는 비엔나의 성 슈테판 대성당에서 가진 아내 콘스탄체와의 결혼식을 계기로 이 작품을 작곡했다고 하는데, ’아마데우스‘ 영화에서 바로 모차르트의 결혼식 장면에 이 ’대미사‘의 첫 파트인 ’키리에‘가 배경음악으로 울려 퍼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장엄하고 생동감 넘친 모차르트의 ‘대미사’

전설의 마에스트로 주빈 메타. [LA필 제공]

모차르트가 남긴 총 20여개의 미사곡들 가운데 걸작(비록 미완성이지만)의 하나로 꼽히는 ‘대미사 C단조’를 전설의 명지휘자 주빈 메타가 이끈 LA 필하모닉과 LA의 대표적 합창단인 LA 매스터코랄의 연주로 듣는 귀중한 기회가 있었다. 지난 3월31일부터 4월3일까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네 차례 열린 이 연주회는 필자가 참석한 4월1일 저녁 공연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준 무대였다.

현재 LA필의 명예지휘자인 마에스트로 메타는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들 중 하나인 LA필이 현재의 명성과 사운드를 구축하는데 반석을 놓은 지휘자로 꼽힌다. 메타가 1962년 25세의 최연소 기록으로 LA필의 음악감독이 된 후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자리로 떠난 1978년까지 16년 동안, 그는 젊음을 바쳐 LA필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다.
장엄하고 생동감 넘친 모차르트의 ‘대미사’

LA 매스터코랄. [LA필 제공]

노년의 거장인 마에스트로 메타는 이날 높은 의자에 걸터앉아 LA필을 지휘했지만, 그 사운드는 힘차고 장엄하게 살아 숨 쉬었고, 그랜트 거숀 예술감독이 이끄는 LA 매스터코랄의 완벽한 합창은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여기에다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스타 소프라노 중 하나인 브렌다 레이와 역시 국제적 명성의 스웨덴 출신 프리마 돈나 미아 페르손, 독일의 촉망 받는 신예 테너 아틸리오 글라서, 그리고 베이스 바리톤 마이클 사무엘까지, 4명의 국제적 성악가들로 이뤄진 독창자들의 연주는 성스러우며 또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장엄하고 생동감 넘친 모차르트의 ‘대미사’

(왼쪽부터) 소프라노 브렌다 레이, 소프라노 미아 페르손, 테너 아틸리오 글라서, 바리톤 마이클 사무엘. [LA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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