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전황은 교착상태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3주가 지난 현재 뉴욕타임스가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내린 분석이다.
무슨 말인가. 병력과 화력에서 절대적 열세다. 그 우크라이나군이 상당히 선전을 하고 있다는 거다. 달리 말하면 러시아군의 초기 대공세는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다.
러시아군은 왜 이토록 고전을 하고 있나. 우크라이나 가톨릭대학의 역사학자 야로슬라브 흐리스타크는 푸틴의 두 가지 거대한 계산착오를 그 원인으로 꼽는다.
조지아침공 때처럼 서방은 묵인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 그 하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은 한 민족으로 러시아군이 진공하면 우크라이나인들은 꽃다발로 환영할 것이라는 망상이 그 두 번째 계산착오다.
상황은 푸틴의 생각과 정반대로 전개돼 왔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필사적 저항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서방의 대대적 결속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전례 없는 고강도 제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착상태를 맞았다는 것은 그러면 정전, 내지 휴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인가. 잠시 숨고르기일 뿐이다. 이후 초조해진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 등 초토화 작전이 전개되면서 전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보이고 있는 우려다.
대량살상무기 공격도 모자라 수 만 병력의 시리아 용병 투입, 벨라루스 참전 유도, 거기다가 중국의 지원 등을 통해 러시아는 대대적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러시아군의 대공세로 전쟁은 장기화되고 어쩌면 북으로는 수도 키이우, 남으로는 오데사 항, 동쪽으로는 돈바스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수개월 내에 러시아군이 장악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노르웨이만한 면적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전역을 러시아군이 장악하면서 2,000만 가까운 우크라이나 국민이 점령군의 통제를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거다.
그로써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승리로 끝나는 것인가. 아니,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드네프르 강 동쪽 지역 점령. 이것만 해도 러시아군으로서는 힘이 부친다.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그 작전에 성공했다고 치자. 문제는 그 다음부터라는 것.
1940년 나치 독일군이 키이우 입성과 함께 바로 맞닥뜨린 것은 시민들의 피의 저항이었다. 독일군 장교들이 묵었던 호텔은 걸핏하면 폭파됐다. 독일군 장교들이 카페에서 드링크를 사 마시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음료수 속에 독이 들기 일쑤였던 것.
바로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점령지역에서 이 같은 시민적 저항이다. 거기다가 서방의 대대적 군사지원이 이루어지고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을 근거지로 한 잘 훈련된 게릴라들의 잇단 침투 등으로 점령지 주둔 러시아군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
내려지는 결론은 이렇다. ‘체첸공세 때와 같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 등 ‘피의 공포작전’으로 전투에서 러시아군은 일단 승기를 잡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전쟁을 승리로 매듭짓고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것은 결국 불가능하다.’
더 극단적으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가로서 러시아의 종말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과거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처럼 과다출혈로 이어진다. 그 결과 궁극적으로 러시아 주권소멸, 러시아 해체, 혹은 지나친 중국 의존에 따른 러시아의 경제적 중국 예속국가 전락 등으로 그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전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