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증오범죄 여성들이 주 타깃
2022-03-18 (금)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참사가 지난 16일로 1주년이 됐다. 한인 또는 아시아계라는 이유만으로 인종 증오와 무참한 폭력의 타깃이 되는 용납 못할 사태가 총기난사라는 비극으로 터져 나와 큰 충격을 준 게 벌써 1년 전이다.
이 사건은 미 전역에서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는 함성이 분출하며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일깨우는 계기가 됐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증오범죄로 인한 한인들과 아시아계의 피해는 오히려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LA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 아시안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들에서는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한인 또는 아시안들이 ‘묻지마 폭행’을 당하거나 강도 등 범죄 피해를 당하는 일이 벌어져왔다.
최근 뉴욕에서는 한인이 인종차별 칼부림에 중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고, 또 다른 아시안 여성은 불과 1분30초 동안 130번 넘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건들의 대다수가 인종적 편견과 혐오가 바탕에 자리 잡은 ‘증오범죄’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인들과 아시아계 전체의 인종증오 폭력 및 범죄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LA 카운티 내 아시아계 주민들의 3분의 2 이상이 최근 들어 급증한 인종 증오범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대다수는 경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더욱 큰 문제는 이같은 인종차별과 증오의 화살이 여성들에게 더 많이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태계 커뮤니티 단체들이 공동으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시작 이후 발생한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피해자의 62%가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 전 뉴욕에서 집안까지 뒤쫓아 온 노숙자에게 40차례 이상 칼에 찔려 피살된 한인 크리스티나 이씨 사건이나, 뉴욕 지하철에서 노숙자에게 떠밀려 목숨을 잃은 중국계 미셸 고씨 사건 등이 아시아계 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참혹한 피해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시안 증오범죄 대처의 출발은 아무리 사소한 차별이나 증오 피해라도 침묵하지 말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는 것이다. 나아가 정부와 사회 전체가 인종증오 범죄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총기규제 강화 등을 촉구하는 행동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