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비드-19 코로나바이러스를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병)으로 규정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4억6,500만명, 사망자는 608만명이 넘는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8,000만명이 걸려 거의 100만명이 죽었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미국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팬데믹 초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인명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러스의 기원을 두고 ‘우한 바이러스’ ‘쿵 플루’ 등의 인종차별적 언사를 내뱉지만 않았어도 미국내 아시안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사건이 지금껏 연일 터져 나오는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놀라운 속도로 변했다. 하루아침에 자택격리가 실시되면서 일상 전반에 걸쳐 크나큰 변화가 있었다. 육아, 학업, 출퇴근 스케줄이 정지되면서 재택근무와 줌 화상회의, 온라인수업이 보편화되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악수, 허그, 키스가 사라졌다. 화장지 사재기 열풍이 일어났는가 하면 미국에도 배달문화가 형성된 한편, 많은 식당과 업소들은 경제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이 길어지는 동안 우울증 환자가 늘고, 가정폭력과 이혼이 증가한 것,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위태로워진 것도 팬데믹이 남긴 어두운 상흔이다.
몇 차례의 확산물결과 오미크론 대확산이 휩쓸고 지나간 후 지금 미국은 어느 때보다 감염 위험이 낮아졌다. 하와이를 제외한 49개주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철회했고, 군중이 모이는 곳 외에서는 백신접종 확인도 자발적 결정에 맡기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팬데믹은 지나간 걸까? 실망스럽게도 전문가들은 “종식은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지금 오미크론이 급증하고 있고, 영국과 유럽에서도 확진 사례가 다시 증가하고 있듯이,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어디에서라도 바이러스가 움직이는 한 인류는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개인의 건강은 개인의 방역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