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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절약시간 논란

2022-03-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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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피곤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머리가 맑지 않고, 몸이 찌뿌둥하다는 것이다. 원인은 필시 일광절약시간 때문이다. 13일 일요일 새벽을 기해 시계바늘을 한 시간 앞으로 당겨놓고 평소의 표준시간 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생활하려니 생체리듬이 깨진 것이다.

일광절약시간제는 실용에 기초한다. 해가 일찍 뜨는 봄여름에 하루를 일찍 시작함으로써 햇빛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흔히 농사에 이득이 된다고 하지만 사실 일광절약시간제가 농사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한다.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지금 생활과는 맞지가 않다. 하루 종일 컴퓨터 쓰고, 에어컨 틀고, 냉장고 가동하며 전기를 펑펑 쓰는 시대에 전등 켜는 시간 좀 늦춘다고 무슨 대단한 절약이 되겠는가.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절약 대상은 사실 전기가 아니라 양초였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자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은 벤자민 프랭클린이었다. 18세기 프랑스 주재 영사 시절 그는 어느 날 밖이 환할 때까지 잠을 자고 있었던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그가 프랑스 당국자들에게 내놓은 아이디어가 하루를 일찍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일출 시간에 교회 종을 울리거나 대포를 쏘아서 시민들이 모두 일어나 활동하게 하면 햇빛 밝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그만큼 양초도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면 건강하고 부유하고 현명해진다”는 것이 그의 신조였다.


한편 시계바늘을 앞으로 돌리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영국인 윌리엄 윌렛이었다. 1908년 그의 아이디어가 영국의회에 상정되었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이를 독일이 처음 실행에 옮겼다. 1차대전 중 경비절감 방안을 찾던 독일은 일광절약시간 아이디어를 듣고는 1915년 법으로 제정했다. 이후 영국 등 서구국가들이 따라하고 미국도 1918년 일광절약시간제를 도입했다.

일광절약시간제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첫째는 매년 두 번씩 시간을 바꾸는 불편함을 계속해야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서는 대부분 의견이 같다. 그럴 필요 없다, 폐지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표준시간과 일광절약시간 중 어느 시간을 택하느냐가 두 번째 논란이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대립이 심각하다. 정계와 재계 등 실용성을 중시하는 측은 일광절약시간 영구화를 지지한다. 저녁에 밝은 시간이 길면 사람들이 보다 생산적이 되고 휴식도 잘 즐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길이 어둡지 않으면 강절도 사건, 자동차 사고 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일광절약시간 보다 한시간 늦은 표준시간으로 고정하자는 측은 주로 수면학 분야 과학자들이다. 표준시간이 인간의 생체리듬과 더 잘 맞는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에는 태어날 때부터 생체시계가 내장되어 있다. 나팔꽃이 아침이면 피고 저녁이면 지는 것처럼 사람은 24시간 주기로 리듬을 조절하며 살아간다. 이를 생체리듬이라고 한다. 생체리듬은 인체의 중요한 생리기능을 모두 관장, 손상되면 수면장애, 심혈관계 질환, 당뇨 등 대사성 질환, 치매, 종양성 질환 등이 증가될 수 있다. 따라서 생체시계의 리듬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일광절약시간제로 가장 덕을 보는 것은 누구일까. 비즈니스이다. 밝은 저녁 시간에 사람들은 집에 있지 않는다. 샤핑몰에 가고 골프 치러 간다. 그만큼 돈을 쓰고 개스를 쓰며 소비를 늘린다. 1986년 일광절약시간 시작을 한달 앞당길 때 가장 적극 로비한 단체는 편의점 및 개솔린 소매협회였다. 그 결과 이 업계 연간매출은 당시 10억 달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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