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열 명 중 네 명은 이미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20대 한국 대선 사전투표 결과다. 표심은 이재명과 윤석열, 어느 쪽으로 쏠렸을까.
“한국의 대선에서 외교, 국제문제는 별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예외가 있었다. 2002년 대선이다. 2022년 대선도 비슷한 분위기에서 치러지고 있다.” 아메리칸퍼포스지의 분석이다.
2002년 6월 13일 신효순, 심미선 두 여자 중학생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졌다. 이 사건의 본질은 한 마디로 주한미군의 과실치사 사고다. 좌파세력이 미군 당국의 다소 무신경해 보이는 사후대응 태도를 파고들었다.
이와 함께 사건은 확대되고 반미감정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사건은 대통령 선거운동 열기와 맞물리면서 휘발유에 불을 붙인 형국이 됐다. 노무현 당시 집권당 대선후보가 ‘반미면 어떠냐’는 선정적 대사를 내놓았었던 것. 그리고 그걸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반미감정이 20년 전 한국의 2002년 대선 판을 뒤흔들었다면 올해 대선은 반중감정이 결정적 변수역할을 할 것 같다.’ 이어지는 아메리칸퍼포스지의 지적이다.
이 잡지가 지난 1월 직접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유권자의 78%는 이번 대선 지지 후보선택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주요 고려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잡지가 특히 주목한 것은 20대 젊은 세대 중에서는 82%가 그 같은 응답을 한 부문이다.
이와 함께 20년 전 반미 세대였던 당시 젊은 층이 진보성향의 노무현 후보에게 쏠렸던 것처럼 반중 세대인 오늘날 한국의 젊은 세대는 보수 깃발 아래로 집결, 20년 전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인들의 반중정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결정적 계기는 2016년 사드배치 때로 이후 반중감정은 계속 확산돼왔다.
그러던 것이 ‘임계점이 넘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인들의 반중감정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다.
공교롭게도 2002년 당시 한국인의 반미감정 확산에 톡톡히 일조(?)를 한 것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의 쇼트트랙 경기 판정사건이었다. 할리우드 액션의 오노 사건이 바로 그것,
말도 안 되는 편파판정으로 얼룩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난 현재 ’오노는 양반이었다’는 평이 나돌고 있다. 그만큼 한국에서의 반중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복을 중국의 고유전통 복장이라고 우긴다. 그런데다가 중국 소셜 미디어에는 한국을 비하하는 글이 넘쳐난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에 한국인, 특히 젊은 세대의 반중감정은 폭발지경에 이른 것으로 아메리칸퍼포스지는 지적했다.
다른 세대보다 특히 극렬한 18~39세 연령층의 반중감정, 이는 단순히 올림픽에서의 편파판정 때문일까. 이 잡지는 그 근본적 원인을 가치관의 차이에서 찾아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관 하에서 자라난 한국의 이 세대는 생래적으로 권위주의나 공산체제 중국에 비판적 태도를 지니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년 전 반미운동의 전위세력이자, 친중 성향의 현 집권 586세대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거다.
이 한국의 젊은 세대는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그리고 한국을 작은 나라라는 표현을 써가며 고개를 숙이는 ‘문재인의 나라’에 특히 진저리를 내고 있다.
바로 이 젊은 세대의 표심이 2022년 한국 대선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게 아메리칸퍼포스지가 내린 결론이다. 그렇다면 예상되는 결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