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발레로 태어난 바흐의 대표적 교회 음악

2022-03-04 (금) 하은선 기자
크게 작게

▶ LA오페라 12~17일 ‘마태수난곡’ 공연

▶ 존 노이마이어 안무·함부르크 발레단 초청

발레로 태어난 바흐의 대표적 교회 음악
발레로 태어난 바흐의 대표적 교회 음악

LA오페라가 오는 12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에서 개막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공연은 함부르크 발레단 무용수가 함께 한다. [LA오페라 제공]


LA오페라가 오는 12~27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St. Matthew Passion)을 선보인다.

전설의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발레 버전으로 함부르크 발레단의 비범한 무용수들이 제임스 콘론 지휘자가 이끄는 뛰어난 성악 솔리스트팀과 LA오페라 오케스트라, 그랜트 거숑이 이끄는 코러스와 퍼난도 말바-루이즈가 이끄는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이 공연은 마태복은 26, 27장의 말씀을 기초로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로 문을 열며 이 땅에 낮은 자들에게 생명의 빛으로 온 창조주의 강림에서부터 인간을 위해 예수가 겪는 모진 고난과 십자가에서의 죽음, 그리고 부활까지 인류를 향한 예수의 사랑을 고스란히 무대에 올려놓을 예정이다.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들에게 먼저 찾아오셨던 예수와 그로 인해 참 기쁨과 소망을 느끼는 성경 속 인물들, 어쩌면 지금의 내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날 잊혀져 가는 참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이다.


마태 수난곡은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1727년 작곡한 오라토리오로 성경의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작곡한 극음악이다. ‘요한 수난곡’과 함께 바흐의 교회음악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특히 ‘마태 수난곡’은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의 발굴로 1829년 베를린에서 공연되면서 ‘바흐 르네상스’를 이끌어냈다. 1부는 예수가 자신의 고난을 예언하는 장면에서부터 로마군대에게 붙잡히기까지의 과정, 2부는 체포된 이후의 과정을 보여준다. 빌라도의 재판을 거쳐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매달리고 마침내 무덤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이 합창과 아리아로 펼쳐지고 마지막으로 ‘예수의 안식’을 기원하는 엄숙한 합창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공연은 함부르크 발레단 디렉터를 역임한 세계적인 무용가 존 노이마이어가 감동적인 발레로 표현해낸 ‘바흐의 마태 수난곡’으로 1981년 6월25일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공연 때마다 크나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노이마이어는 지난 2018년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로 LA오페라에 데뷔했으며 전 세계 관객들의 환호 속에 자신의 시그니처 작품 중 하나인 발레 ’마태 수난곡‘으로 다시 LA를 찾는다.

특히, LA오페라 공연은 장엄한 음악과 내러티브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춤을 추는 노이마이어의 잊을 수 없는 움직임과 영상이 무대를 채운다. 2005년 바덴-바덴 축전 극장 공연실황은 노이마이어 본인이 마지막으로 직접 무대에 섰던 마태수난곡인데 페터 슈라이더가 복음사가를 맡고 베른트 바이클, 미츠코 시라이 등의 정상급 가수들이 솔로를 맡았다. 당시 노이마이어는 공연의 완성도를 위해 무용수들의 표정과 몸짓을 다양한 앵글로 포착한 일반적인 카메라 연출 외에도 무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원거리의 고정 카메라 앵글로 작품을 영상에 담았다.

‘마태수난곡’의 공연시간은 인터미션 1회를 포함해 약 4시간(1부 90분 2부 120분)이다. 공연 일정은 3월12·17·23·26일 오후 7시30분, 3월20일과 27일 오후 2시. 웹사이트 www.laopera.org

<하은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