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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민주주의’와 한국의 대선

2022-02-07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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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학교는’- 네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의 이 좀비 드라마가 흥행열풍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신드롬마저 일으키고 있다.

‘세계를 뒤흔드는 어두운 실존주의를 그린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K-zombie’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좀비의 기원은 아이티의 부두교 흑마술로 알려져 있다. 일단의 흑마술사들이 사람들에게 약을 먹여 죽은 것처럼 만든 후 다시 살려내 환각상태에 빠진 그들을 농장의 노예로 부렸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형체는 살아 움직이지만 영혼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좀비다.


좀비는 그러면 디스토피아적 상상 속에서 만의 존재인가.

“좀비는 기본적으로 떼를 형성하고 무뇌(無腦)이며, 무한 증식한다. 인간성을 상실한 채 떼 지어 다니면서 인간을 사냥하는 좀비는 온라인의 익명성을 이용해 하나의 이슈에 몰려드는 키보드 워리어(전사)를 닮았다.” 한 문화 평론가의 지적이다.

부조리한 현실에서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익명의 군상이 곧잘 좀비로 표현되고 있다.

좀비 서사가 전성기를 맞으면서 좀비는 국제정치에서도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새로운 형태의 쿠데타가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좀비 민주주의’의 확산이다.” 포린 어페어스지의 진단이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린다. 그 선거가 잘 치러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꺼풀 뒤집고 들어다보면 그게 아니다. 공권력과 정보기구를 동원해 언론과 시민사회의 견제기능을 마비시키고 정권에 유리한 가짜뉴스를 생산해 여론조작을 한다. 이런 수법으로 집권을 연장하는 권위주의 정권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코비드 팬데믹은 ‘좀비 민주주의’ 확산을 돕고 있다. 방역을 빌미로 정부에 권한이 더 집중되고 사회통제를 일정 수준 용인하는 분위기를 유권자들은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고 꼼짝없이 끌려가는 ‘좀비 민주주의’. 한국의 정치와 사회 곳곳에서도 그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선출된 지도자에 의한 민주주의 파괴는 쿠데타나 계엄령 선포 같은 헌정중단 사태 없이도 점진적으로 교묘하게 진행된다. 의회나 법원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합법적이다. 국민은 예전과 같이 투표하면서 여전히 민주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문재인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선출된 독재자의 전형적 형태를 답습해왔다.” 한 국내 언론인의 지적이다.

대법관 14명 중 13명이, 헌법재판소 9명의 재판관 중 8명이 문 정권에서 임명됐다. 거기다가 김명수 대법원장은 코드인사를 통해 사법부 요직을 모두 친정부 성향 인물들로 채웠다. 공수처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조국과 추미애사태를 통해 문 정권은 이른바 ‘검찰개혁’의 위업(?)을 이룩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스캔들로 불리는 대장동사건, 성남FC 후원금의혹사건에서 보듯이 권력비리 수사를 할 수 없는 나라가 되고 만 것이다.

언론 역시 좀비화 된지 오래다. 거기다가 징벌적 손해배상 등 독소조항이 담긴 언론중재법 입법을 강행하려다가 해외에서조차 비판여론이 들끓자 한발 물러섰다.

문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작업은 정권말기임에도 불구, ‘알박기 인사’형태로 계속 돼왔다. 선거의 심판격인 선관위원 임기를 전례를 무시하고 3년 연장하려다가 발목이 잡힌 것이 그 한 예다.

전천후성 민주주의 ‘좀비’화 시도 5년의 세월. 그 종착역은 어디일까. 국민의 화병만 키운 3류, 아니 4류 정치다.

조금만 불리하다 싶으면 무조건 침묵이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보여 온 행태로 비열한 침묵을 통해 민주주의에 도전해왔다. 그 가운데 운동권 카르텔 출신 정치인들은 마치 주식투자자들처럼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자산 가치변동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그 모습이라니. 모든 것은 죽고, 미안함도 모르고, 인격마저 말살된 채 오직 왕성한 식욕만 남아 있는 좀비를 그대로 빼닮았다.

전천후로 진행된 좀비화, 이는 대한민국의 존재이유, 다시 말해 국가이성이 마비되는 상황까지 불러오고 있다. 중국에서 탈북민을 돕다가 공안에 체포돼 옥살이를 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국위손상 등 범죄행위를 했다며 문 정권이 여권무효화 발급조치를 취한 것이 그것이다.

이 말도 안 되는 4류 정치는 곳곳에 폐해를 일으키고 있다. 집권 5년 내내 불러온 중국몽 찬가에, 평화프로세스 타령. 그 끝은 김정은 체제의 잇단 도발에, 국제적 고립이다.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좀비 체제의 특성은 공무원을 종 부리듯 한 권력의 사유화도 모자라 ‘법인카드깡’ 수법으로 소고기를 사먹고도 태연한 여당 대통령 후보의 행태에서도 드러난다. 대한민국을 삼키고 있는 좀비 바이러스가 더 악성으로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고 할까.

여기서 한국의 3^9 대선은 어떤 선거인지 그 의미를 생각해본다. 한국 사회의 요소요소를 장악한 좀비들을 퇴치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를 되찾는 선거가 아닐까.

좀비는 잘 죽지 않는다. 특히 문제를 어렵게 하는 것은 철 지난 운동권의 박제된 이론에 매몰돼 논리를 무시하고 죽기 살기로 저항하는 좀비란 존재는 좀처럼 퇴치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 대처방안은 무엇일까. 전 국민적인 정치의병(義兵)활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 선결과제는 정권교체 희망세력의 후보 단일화로 보인다.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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