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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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샤머니즘

2022-01-21 (금) 임지석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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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직에 해당한다. 그러한 이유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본인은 물론 가족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고 투명한 검증을 필요로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성품과 자질은 물론 가치관과 도덕성, 삶의 철학과 더불어 신앙의 영역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얼마 전 한 대통령 후보가 손바닥에 ‘王’자가 적혀있는 것이 발각되어 한참 시끄러웠다. 그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본 다수의 국민들은 점술을 하는 무속인의 주문을 받아서 이런 일을 했다고 믿고 있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아무리 간절할지라도 이렇게까지 하는 경우를 지금까지 본 일이 없기에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 후보는 반드시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거나 기독교신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샤머니즘에 뿌리를 둔 무속인들을 의지해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것이다.

OO도사니 OO법사니 일컫는 무속인들과 가까이하는 샤머니즘은 특정인에게만 신이 내린다는 기조에 근거하고 있기에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이러한 사람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기독교인 누구하나 이를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오히려 언젠가 이 후보가 개신교 목사들의 모임에 참석했을 때 교계의 리더라는 사람들이 안수기도를 해주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씁쓰레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었다. 안수기도란 일반적인 기도와 달리 기도를 받는 사람이 영적으로 준비가 되어있을 때 의미가 있는데 무속인을 가까이 하는 사람에게 가당키나 한 일이었던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샤머니즘에 빠져있는 한 나라의 지도자에 대해서 생각만 해도 모골이 쭈뼛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없이 영적으로 혼탁해져있는 이 시대를 분별하는 기독교인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임지석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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