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와 불안증
2022-01-19 (수)
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겪는 가장 흔한 신경정신학적 문제는 바로 다름아닌 ‘시험 불안증’이라고 한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불안이나 긴장감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누구나가 짐작할 수 있듯이 불안증에는 매우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특별한 상황에 따라 병적인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을 상황성 불안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매우 흔하여 살면서 누구나가 한번쯤은 겪게 된다고 한다.
시험 불안증도 이러한 상황성 불안증의 한 유형이다. 시험을 앞두고 느끼게 되는 과도한 불안감으로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못 이루는 등의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시험을 앞두고 죽을것 같은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시험 불안증은 학생들의 시험 성적에 매우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쳐 우울증 및 다른 유형의 불안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얼마전 ‘PLoS ONE’라는 저널에 소개된 한 연구 결과가 흥미롭다. 독일의 한 의과대학에서 시행된 임상 시험으로 44명의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어진 연구였다.
결과에 따르면 좌우 합쳐 10개의 귀에 분포하는 경혈점을 자극하는 침 치료를 시험 전날 받은 학생들에게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시험 전 불안증세가 감소되었으며, 이는 결국 성적의 향상으로 이어지게 됨을 시사하고 있었다.
또한 주목할 점으로 경혈이 아닌 귀볼을 포함한 귀의 여러 부위를 자극하였을 때도 침치료에는 미치지 못하였지만 불안이나 긴장을 해소시키는 상당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남을 보여주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침의 효과가 다름아닌 귀에 분포하고 있는 뇌신경(cranial nerves)을 자극하여 나타난다고 추정하고 있다. 신경학을 전공한 팔자의 생각에도 이는 매우 합리적인 추측이라고 여겨진다.
사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여러가지 침에 관한 연구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큰 수술을 앞두고 발생하는 수술전 불안증(preoperative anxiety)에도 매우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도가 그 중 대표적인 하나이다.
인생의 중요한 일을 앞두고 과도한 긴장이나 불안감으로 고생하고 있는 독자들이 있다면 우황청심원이나 다른 신경 안정제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침치료도 한번 적극적으로 고려해보라고 필자는 권하고 싶다.
문의 (571) 620-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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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