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타비(我是他非)’- 2020년, 지난해 한국의 대학교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다. ‘내로남불’을 사자성어로 풀어낸 것이다.
이어 올해의 사자성어로는 ‘묘서동처’(猫鼠同處)가 선정됐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아야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됨을 의미한다.
‘묘서동처’를 뽑은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데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시타비’에 이어 ‘묘서동처’로 고발된 대한민국. 무엇을 말하나.
거짓말이 판치는 사회, 그리고 거짓을 기반으로 부패가 날로 만연해가고 있는 사회. 한 마디로 ‘막나가는 이판사판의 나라, 거짓말 공화국’이 좌파 문재인 정권집권 4년이 지난 현재의 대한민국의 현주소란 현실을 꼬집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인은 거짓말을 잘 한다’- 이는 오래된 통설이다. 그런데 통계로도 어느 정도 입증된다. 한국인이 저지르는 범죄 중 3대 거짓말 범죄로 꼽히는 사기·공갈, 위증, 무고가 유난히 많다는 것이 그렇다. 경찰청에 접수된 사기사건(2018년 현재)은 24만여 건으로 형사 사건 중 최다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OECD 전체 국가 중에서도 1위로, 2분마다 누군가가 어디에선가 사기를 치고 있다는 얘기다.
거짓말에, 사기가 판치는 사회. 이는 민족성 탓인가. ‘아니다’라고 단언하기가 힘들다. 이웃한 일본과 비교할 때 사기, 무고 등 전형적 거짓말 사범이 7배 이상 높은 것이 현실이니까.
그러나 그보다는 아시타비, 즉 내로남불이 시대정신(?)이 된 상황에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거짓말이 들통이 나더라도 아무 응징도 받지 않고 받아도 아주 약하게 받는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말고’식의 대표적 초대형 거짓말 사례는 2002년 대선의 흐름을 뒤집은 김대업의 병풍 사건이다. 이 흑색선전은 이회창 3대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모든 선거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드렸다.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 측은 의혹이 잠잠해질듯하면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면책특권을 활용해 다시 의혹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이슈를 이어갔다. 그러다 보니 선거 전에 이렇다 할 법적 판단은 이뤄지지 못한 채 유권자들은 투표장으로 가야 했다.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쉽게 속는다.” 히틀러가 한 말이었던가. 이후 좌파의 선전선동문화가 기승을 떨면서 주로 사적인 영역에서 머물던 거짓말이 버젓이 공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 단계로 한국 사회는 진화를 겪는다. 2008년 광우병사태가 그 시작으로 천안함 폭침사건 부정은 물론이고 6.25는 오히려 북침이라는 주장마저 받아들여지고 있다. 좌경화된 언론기관에, 사회단체까지 거짓말 확산에 동원된 모양새라고 할까.
그 후과가 도둑을 잡아야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묘서동처의 상황이다.
통계가 거짓말에 사용된다. 정부가 통계적으로 거짓말을 해대는 것이다. 법무장관이 거짓말을 한다. 그 정도는 예사다. 정의의 상징인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관이 거짓말을 하다가 고발을 당했다. 그러니…‘
고발사주가 통하지 않자 이제는 온 화력을 야당의 대통령후보 부인에게 쏟아 붓고 있다. 그리고는 매일같이 의혹을 만들어 간다. ‘아니면 말고’식으로. 2022년 3월9일, 대선이 치러지는 그날까지 얼마나 흑색선전이 판을 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