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도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 민속에서 올해 신축년은 ‘흰소의 해’이다. 소는 근면 성실하고 우직하며 불평, 불만 없이 오로지 앞만 바라보고 묵묵히 한 길만 간다. 수천 년 동안 농경 사회였던 우리 민족에게 소는 사람 대신 힘겨운 노동을 감내하는 착하고 성실한 동물로 부와 재산, 힘을 상징한다.
그래서 올해가 시작될 때만 해도 우리 모두 많은 기대를 품었지만, 돌이켜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한 해였다.
그러나 ‘가장 정직한 것은 시간’이라는 말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거리와 집은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설치하기 시작했고 상점들은 연말 대목을 노린 세일광고에 열심이다.
반가운 소식은 미국에서 5명 중 3명이 백신접종을 받았고 코로나19 확산도 둔화되는 등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뿌리를 내리면서 소비자들이 올해 연말에는 다시 오프라인 샤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미소매협회NRF)가 이달 초 7,837명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지난해의 51%에서 올해는 64%로 증가했다. 소비자들도 올해 연말에는 온라인 대신 다시 매장을 방문해 샤핑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하지 못했던, 상품을 만지고 느낄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즉시 얻을 수 있는 오프라인 샤핑의 경험을 다시 하고 싶은 것이다.
오늘, 25일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다. 전통적으로 연말 샤핑 시즌은 추수감사절에 막이 올라 바로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26일)와 사이버 먼데이(29일)로 이어지고 크리스마스에 절정을 이룬다.
연방 중소기업청(SBA)은 추수감사절 이후 첫 토요일(올해는 27일)을 ‘스몰 비즈니스 세터데이’로 지정하고 이날 하루라도 동네 가게와 상권을 이용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대통령도 매년 이날에는 백악관 인근 상점에 들러 물건을 사면서 상징적으로 동네 상권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은 ‘전국 스몰 비즈니스 위크’ 선포를 통해 스몰 비즈니스 유지와 확장의 중요성을 알리고 고용 창출과 매출 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들을 시상하는 행사 등을 열고 있다.
1963년부터 시작된 스몰 비즈니스 위크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지만 지난 9월12일부터 1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사실 아마존과 월마트, 코스코 등 대형 업소들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미국 내 3,000만개가 넘는 스몰 비즈니스는 민간 부문 고용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버팀목이 되고 있다. 또한 스몰 비즈니스는 매년 미국에서 신규 창출되는 민간부문 일자리의 3분의 2를 책임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지역 스몰 비즈니스에서 지출되는 1달러의 경제 효과는 1.20달러나 된다. 소비한 이상으로 지역 경제가 효과를 보는 것이다.
멀리 가지 않고 LA와 오렌지카운티의 한인타운과 한인 상권 스몰 비즈니스 업소들은 오늘도 힘겹게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기자도 아내와 함께 수년간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해봤지만 캘리포니아주는 렌트와 인건비, 종업원 상해보험 등 각종 사업 경비가 전국에서 제일 높다. 그만큼 사업을 하기 힘든 곳이 캘리포니아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 중단이나 영업 제한조치와 극심한 매출 급감으로 한인 소매 업소들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한인 건물주들은 테넌트의 렌트를 일부 삭감하거나 유예해주면서 상생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직접 실천하기도 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한인타운 업소들은 올해 연말 샤핑 경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소매업소에게 연말 샤핑 시즌은 1년 매출의 적게는 4분의 1에서 많게는 3분의 1까지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소매 업소들은 이때 많이 벌어놔야 내년 봄, 여름까지 버틸 수 있다.
우리 모두 올해 연말 샤핑 기간에는 가족과 함께 한인타운에서, 또 한인업소에서 샤핑을 해보자. 주류 상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품질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또 한국인 직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샤핑을 하다가 피곤해지면 한인 식당과 카페에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자.
본보도 지난 19일 연례 ‘연말 샤핑가이드’ 특집섹션을 발간, 한인타운과 한인업소 홍보에 힘을 보탰다.
매년 김스전기와 ABC 플라자, 마이코 백화점 등이 크리스마스 전까지 진행하는 푸짐한 공짜선물 고객사은 행사는 한인은 물론 미국인 고객들에게도 큰 인기다. 또한 올해도 생활용품, 건강보조, 가전, 뷰티와 미용, 의류, 식품, 보석 등 다양한 업종의 한인업소들이 일제히 풍성한 연말 세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모두 한인 상권을 애용할 때 업주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한인타운 경제를 지탱하는 한인 상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한인 상권은 반드시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야하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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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국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