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ty fifty.’ 부동산 agent들 간의 통상적인 수수료 분담률이다. 렌트의 경우에는 테넌트로부터 받는 한 달 렌트비에 해당하는 브로커 피를 리스팅 에이전트와 렌팅 에이전트가 50:50으로 나누고, 매매의 경우에도 보통 셀러로부터 받는 커미션을 두 에이전트가 동일하게 split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리스팅 에이전트가 본인이 직접 팔 생각으로 또는 다른 여러 이유로 셀링 에이전트의 몫을 적게 배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심지어 렌트의 경우에도 드물게 발견된다.
더구나 리스팅 에이전트는 리스팅을 받는데 집중하는 대신에 파는 것은 셀링 에이전트에게 일임하고 그 수고를 인정하여 지불 비율을 적게는 60% 많게는 80%까지 넉넉히 해주었던 4-50년 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져 보인다.
이 부분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부동산 시장의 한 모습이며 보다 치열하고 팍팍한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시대적인 흐름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리 세대는 불균형의 심화가 도를 넘는 시절도 겪었고, 획일적 균등이 자율과 창의, 나아가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침해한 사례를 무수히 보고 그 근본적 폐해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의 자유를 갖는 동시에 책임을 지는 것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누구나 공감하는 오늘날의 철학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반’에 대한 향수는 가끔씩 내 마음 속에 일렁인다. 얼마나 시원시원 하고 명쾌한가? 일일이 따지며 계산하지 않고, 함께 했으니 눈 딱 감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똑같이 나누는 마음, 정신. 그랬던 시대의 사람들의 순수한 용기가 부럽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전통을 이어가는 주변 동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반반’을 내 생활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기준으로 삼는다면 지혜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령, 100% 완벽을 추구하여 너무 긴장된 삶을 사는 것은 아닌가?
잃는 것이 있을 수 있고 나누면 가벼워 지는데도 다 또는 더 가지려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가? 일과 사생활이 적절히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가? 남의 말을 경청하기 보다 내 주장을 과하게 내세우지 않는가? 너무 완벽한 찬스를 기다리다 좋은 기회를 놓친 적은 없는가?
시시때때로 튀어 나오는 새로운 이슈나 변하는 환경에 이리저리 쓸려 다니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중심에서 너무 멀리 나가 있지는 않은지 수시로 두루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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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김/재미부동산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