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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잭 도시

2021-10-28 (목) 문성진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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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21일 잭 도시는 ‘트위터 설정 중’이라는 첫 트윗을 날린다. 넉 달 후에는 트위터 서비스를 개시하고 초대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초기의 반응은 “(트위터가) 쓸모없다”는 혹평 일색이었다. 그러나 도시는 굴하지 않고 사업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2008년 미국 대선 등에서 140자 단문의 매력이 확인되면서 트위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1976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도시는 어릴 때부터 프로그래밍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열다섯 살에 만든 택시 배차 프로그램 ‘디스패치 라우팅’은 지금도 사용될 만큼 걸작이다. 도시는 뉴욕대 재학 중에 트위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008년에 트위터 내분으로 도시는 CEO 자리를 내줘야했다. 그러나 곧바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퀘어’를 창업해 재기에 성공했다.

2015년 도시는 트위터 CEO로 복귀했다. 연봉은 1달러40센트만 받았다. 그렇게 투지를 불태워 도시는 페이스북에 밀려 존폐의 기로에 섰던 트위터를 다시 살려냈다. 도시는 비트코인 전도사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위터에 소속돼있지 않았다면 비트코인 작업에 몰두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확신을 피력해왔다. 2018년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2030년 세계 유일의 통화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7월 비트코인과 관련한 콘퍼런스에서는 “내 희망은 비트코인이 세계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도시가 지난 23일 ‘초인플레이션’을 경고하는 트윗을 날렸다. “초인플레이션은 곧 미국에서 발생할 것이고 전 세계에서 그럴 것”이라고 적었다. 걷잡을 수 없는 물가 상승으로 통화 시스템 자체가 붕괴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통화 수단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도시의 속셈이 담겨 있다는 비아냥도 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우려할 수준인 것은 틀림없다. 국내에서도 “물가 실화(實話)냐”는 아우성이 크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돈을 뿌리는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할 여유가 없다. 글로벌 경제의 ‘퍼펙트 스톰’에 대비해 나라 곳간을 든든히 다져놓아야 할 때다.

<문성진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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