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오페라 ‘일 트레바토레’로 막 올렸다
2021-09-24 (금)
하은선 기자
▶ 팬데믹 뚫고 2년 만에 스트리밍 공연도 제공
LA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에 만리코를 열연한 림미 풀리암. [LA오페라 제공]
LA오페라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공연을 취소한 지 2년 만에 사랑과 증오, 복수라는 인간의 본성을 담은 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지난 18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에서 개막한 이 공연은 베르디 오페라의 거장 제임스 콘론 LA오페라 음악 감독이 지휘하고 프란시스코 니그린 감독의 프로덕션으로 무대에 올랐다. 주세페 베르디가 작곡한 4막 오페라로 미국에서 7번째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걸작이다. 특히 베르디 선율이 지닌 아름다움의 극치로 손꼽히는 ‘일 트로바토레’는 2막1장을 여는 합창곡 ‘대장간의 합창’(Anvil Chorus)이 힘찬 망치 소리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두움을 헤치고 이젠 모두 일하러 나가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트로바토레는 궁정을 돌아다니며 자작시와 음악을 읊던 음유시인 ‘투루바두르’를 뜻하는 단어이다. 중세 기사들의 삶을 배경으로 하는 낭만 오페라이지만 스페인의 ‘아라곤 왕위계승 전쟁’을 역사적 배경으로 삼아 귀족과 집시가 얽힌 사랑과 복수의 극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1막은 ‘결투’라는 주제로 영주의 시녀 레오노라를 짝사랑하는 루나 백작이 사랑의 라이벌인 만리코와 결투를 벌인다. 시녀 레오노라역은 중국계 소프라노 구안춘 유가, 그녀의 연인 만리코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루나 백작 역은 림미 풀리암(10월6일 이후 그레고리 쿤드)와 블라디미르 스토야노프가 각각 열연한다. 2막은 집시 오두막에서 만리코에게 옛날 이야기를 하며 복수를 애원하는 그의 어머니 아주체나와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레오노라를 구하러 가는 만리코의 모습이 그려지고 3막은 백작의 군대에 붙잡히 화형에 처해지는 아주체나의 모습을, 그리고 4막 ‘처형’은 어머니를 구하러 간 만리코가 투옥되고 레오나라가 연인을 구하기 위해 백작의 사랑을 들어 주겠다고 말하며 독을 마시는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한편, 백신 접종 증명이 요구되는 LA오페라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없어 자택에서 관람하기를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2회의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을 제공한다. 1인당 30달러를 지불하면 10월3일 오후 2시와 6일 오후 7시30분 공연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에서 펼쳐지는 LA오페라의 남은 공연은 25일 7시30분, 10월3일과 10일 오후 2시, 6일 오후 7시30분이 있다. 티켓 19~292달러. 공연 관람 시 카운티 보건지침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웹사이트 www.laopera.org/performances/2122-season-page/il-trovatore-3 문의 (213)972-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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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