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캘리포니아 주지사 리콜(소환) 선거가 치러졌던 가운데 반대표가 훨씬 많아 현 개빈 뉴섬 주지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이번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만큼, 선거 결과 및 리콜 무산의 영향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그렇다면 한인사회에는 어땠을까? 뉴섬 주지사가 한인사회와 친밀하고 우호적이었으며 상대 유력 후보는 그렇지 않았던 만큼 주지사 리콜 무산이 결과적으로 한인사회에도 이득이 됐다고 정계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주지사가 되기 전 부터 한인사회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에 따르면, 특히 뉴섬이 부지사였던 지난 2012년에는 한국과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며 당시 어바인 시장이었던 강 시장에게 먼저 연락 및 도움을 요청해 한국을 5일간 직접 방문하고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주지사가 된 후에도 이러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4월 LA 한인회관을 방문했는데 현직 주지사로는 처음이었다.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인타운 리더들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일일이 노트에 받아 적었다. 지난 3월에는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한인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한 아시안 커뮤니티 비영리 기관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 촉발된 시위가 격화됐을 때는 LA 한인타운에 처음으로 주방위군을 파견했다.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을 고위 직책에 임명한 주지사로도 유명한데, 한인 데이빗 김 가주 교통부 장관, 필리핀계 롭 본타 주 검찰총장 등이 대표적이다. 또 사상 최대 규모의 아시안 커뮤니티 주정부 지원안(1억5,600만 달러)을 통과시켰다.
뉴섬 주지사는 한인사회가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리콜에 반대해왔다고 기억하고 있다. 주지사 리콜 선거 바로 전날인 13일 LA 한인타운에서 한인민주당협회(KACD)의 주최로 한인 정치인 또는 한인사회와 연관 있는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주지사 리콜 반대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한인 정치인들은 주지사 리콜 이유가 충분치 못하고 최근 주지사의 그간 정책이 좋게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한인사회에 우호적인 주지사의 리콜에 절대적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13일 롱비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리콜 반대 집회가 대대적으로 열렸는데, 이 집회에도 다수의 한인 민주당 인사들도 초청돼 참석했다.
물론 한인들 중 공화당을 지지하거나 뉴섬 주지사 소환에 찬성한 유권자들도 상당수 있겠지만, 공화당 측 한인 인사들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한인 투표율이 조금 아쉬웠다. 선거 당일 현장 투표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한인들의 우편 및 사전 투표 참여율이 약간 낮은 편이었는데, 사실 이번 선거에서 전체적으로 선거 당일 현장 투표자가 적었던 만큼 우편 및 사전 투표 경향과 전체 경향에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을 봤다.
정치 전문 데이터 업체 폴리티컬데이터(PDI)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캘리포니아 한인 유권자 20만6,030명 중 8만1,611명이 우편 및 사전 투표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투표율은 39.6%였다. 이는 캘리포니아 모든 인종 전체 투표율인 44.0%보다 4%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였다. 아시안 투표율도 43.9%였다.
지역별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LA카운티에선 한인 투표율이 더 낮았다. LA카운티 한인 유권자 9만 3,367명 중 3만 4,166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은 36.6%로 나타났다. 물론 3만4,166명이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전체 유권자 수로 볼 때 아쉬운 숫자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한인 단체 또는 정계 관계자들은 어떤 선거든 일단 한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이 한인 정치력 신장을 이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2022년 LA시장 선거가 화두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있을 이러한 선거들에도 많은 한인들이 참여해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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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