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는 지금 백신을 두고 전쟁중이다. 지난달 말, 빌 디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공립학교의 모든 교직원이 오는 27일까지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은 매주 바이러스여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시 공립학교 시스템은 단일교육구로는 미국 최대 규모이다. 뉴욕시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약14만8,000명의 학교 직원들은 다음주까지 최소 1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뉴욕시측은 거부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교사들을 대표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은 강제백신 집행을 중단시키기 위해 지난 9일 뉴욕시를 고소했다. 반면, 시장은 노조와 협상을 시작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9월 27일 강제접종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연 당국은 학교 교사와 급식실 직원, 그리고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거나 파면시킬 수 있을까. 그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주 뉴욕주와 뉴욕시 교사들에게 부과된 백신 의무는 법원에 의해 일시 집행중지 판결을 받았다. 만만치 않은 반대 여론 때문일 것이다.
한 예로, International Union of Operating Engineers의 회원 중 약 60%가 주사를 맞았지만 상당수가 강제주사에 반대 의견이라고 한다. 학교 직원들의 최소 63%가 이미 예방 접종을 받은 상태이고, 뉴욕시 전체로는 성인의 70% 이상이 최소 1회 접종을 받았지만 적지 않은 수가 강성 반대이다.
뉴욕시 행정 당국은 뉴욕시의 100만 공립학교 학생들을 위해 교직원 예방접종 수를 최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트윗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의 백신 접종을 강제하고 있다.
뉴욕시는 이제 식당, 체육관 및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미국에서 교사에 대한 백신 의무화는 거의 없던 일이다.
지난주 뉴욕주법원의 판사는 뉴욕시 보건부가 교육 종사자들을 상대로 추진하는 강제 접종을 금지하는 임시 명령을 발표했다. 이 판결 직전에 또 다른 연방법원의 판사도 종교적 신념을 위배하는 코로나19 백신 강제 조치를 일시 금지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연방법원에 계류중이던 접종 집행 반대 청원은 17명의 의료 전문가 그룹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들은 충분한 의료상의 이유가 있음에도 면제를 허용하지 않는 강제 백신 명령으로 자신들의 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기한 청원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제조사들은 낙태된 태아의 세포를 사용하여 백신을 제조했기 때문에 그들의 종교적 신념으로는 도저히 접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뉴욕 업스테이트 관할 연방 판사는 정교분리의 헌법 원리에 따라 국가가 종교적인 이유의 예외를 허용하기 때문에 이들 청원인들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판결했다.
물론 대법원 판결이 아닌 임시 중지 판결이라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뉴욕 올바니 법원은 의료 종사자들이 제기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9월 28일 본격적인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이러한 판결은 병원과 요양원의 의료 종사자로 하여금 9월 27일까지 최소한 첫 번째 주사를 맞도록 명령한 뉴욕시장과 뉴욕 주지사를 난처하게 만들어 버렸다.
뉴욕주지사의 대변인은 성명에서 뉴욕주는 모든 법적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억지로 한다고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캐시 호철 주지사는 “뉴욕주 백신 비율을 높여 뉴요커를 보호하고 델타 변종과 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을 맞고도 이른바 돌파 감염자의 수가 전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현실에서 이런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런 저런 정황으로 볼 때 과연 민주주의 선봉인 미국에서 백신 강제 접종이 어떤 귀결을 맞을지 그 귀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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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