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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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 지구가 아, 할 때

2021-08-16 (월) 곽상희/시인·영국백과사전등재·올림포에트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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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 흠씬
7월 하늘 내리 앉은 길가 들꽃 하나
그의 속심 밝혀내어
살 터진 지구의 마음 붕대를 감아주는지
간절하게 품어 주는지, 저도 어깨가 쳐져있다

저만치 잠자듯 서있는 짓푸른 물푸레
나무 가지, 대롱거리는 뱁새도
아, 하며 발간 가슴 노래로 풀고
헐하고 지친 지구의 팔다리 다독거리는 듯

지구는 언제 힘 다시 낼까 어깨 춤 들썩일까,
강물도 허물어진 언덕에서 철,철, 아침을 불러
지하의 땅벌레 하나 꿈틀 꿈틀, 발가벗은 채
제단을 쌓고

보름달 아, 할 때
보름달 아, 하고 짙푸르게 둥그러질 때,
아,아, 하며 고대하던 달맞이꽃잎도
엇갈림 하나 없이 고요해질 때,
일상이 제 자리에서 평범해질 때

<곽상희/시인·영국백과사전등재·올림포에트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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