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革命·revolution)은 단기간의 급격한 사회적 변화를 의미한다. 그 변화의 과정은 일반적으로 정치권력이나 정치 구조의 변화가 단기간에 일어난 후, 대중의 지지를 획득하게 되면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의 광범위한 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 혁명의 결과로 정권이 바뀌고, 헌법이 바뀌어 국가의 성격이 바뀐다.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 초대 정부가 수립되면서 건국된 이후, 지난 73년 간 총 9차례의 헌법 개정이 있었고 그에 따라 6번째 공화국이 진행 중이다. 이승만이 대통령이었던 1공화국 때에는 직선제개헌, 중임개헌, 사사오입개헌 등 3차례의 헌법이 개정되었고, 2공화국 장면 정부 때는 의원내각제 개헌인 4번째 개헌이 이루어졌다.
박정희 대통령 때인 3공화국 때에는 5차 개헌인 대통령중심제 개헌과 6차 개헌인 3선 개헌이 이루어졌으며, 박정희의 장기집권을 위한 7차 개헌인 유신 개헌을 통해 4공화국이 탄생됐다. 전두환의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8차 개헌인 7년 단임제 개헌으로 5공화국이 들어섰으며, 9차 개헌인 5년 단임제 개헌으로 6공화국이 세워진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개헌을 통해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공화국을 탄생시킨 것은 2공화국, 3공화국 그리고 6공화국 때이다. 이러한 변화는 3차례의 큰 사회적 변혁에 기인된 것이다. 1960년 4월 19일에 일어난 학생의거는 1공화국을 2공화국으로 바꿨으며, 1961년 5월 16일에 발발한 군사쿠데타는 2공화국을 3공화국으로 바꿔 4공화국과 5공화국까지 이르게 했다.
1987년 6월 10일에 발생한 민주항쟁은 5공화국을 6공화국으로 변화시켜 오늘에 이르게 했다. 따라서 이 3개의 사회적 변혁을 대한민국의 3대 혁명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3개의 사건은 각각 별개의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 사건이지만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일련의 방향성을 갖고 대한민국을 연속선상에서 발전시켜왔다.
그 방향성이란 먼저 4.19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대한민국에서 국민이 주권자임을 확인시켜주었으며, 5.16은 국민이 힘을 합해 산업화를 이루어 대한민국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6.10은 국민 모두 개인의 자유와 권리 그리고 공정한 기회와 삶을 보장하는 민주화를 이룬 기초가 되어 대한민국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으로 발전시켜 온 방향을 말한다.
하지만 4.19가 ‘주권재민’의 의식을 일깨워주는 ‘공’은 있었지만 이후의 혼란한 사회상은 급기야 1년 만에 군사 쿠데타를 야기한 ‘과’도 적지 않다. 5.16이 비록 군사 쿠데타로서의 ‘과’가 크지만 그 후의 산업화 성과에 대한 ‘공’도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6.10이 민주화의 ‘공’이 크다고 하나 결국은 군사정권 잔재의 연장으로 귀결된 ‘과’ 또한 작지 않다. 이 모든 ‘공’과 ‘과’는 어느 한 집단이나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거나 책임이 아니다. 이 모든 공과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함께 감당해야 할 몫이고 함께 향유할 권리가 있다.
이 3개의 혁명을 일으킨 최초의 주체세력에 대해 살펴보면 4.19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주체세력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5.16은 일부 군인들이 주체세력이었다. 6.10은 대학생과 넥타이부대로 일컬어지는 일반 국민들이 주체세력이었다.
비록 이러한 3대 혁명 초기에는 혁명의 주체세력이 존재했지만 후에는 결국 모든 국민이 하나 되어 그 혁명의 성과를 이루어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 대한민국에 만연한 사회적 갈등은 이러한 혁명의 성과를 독차지하려는 일부 대립적인 세력들에 의해 야기되고 심화되어온 감이 없지 않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대 혁명에 대해 좀 더 광범위한 학술적 연구와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대한민국 3대 혁명에 대한 의의를 헌법전문에 명시하여 국민의 자존심과 영광을 드높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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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완/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