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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 투지(鬪志)

2021-07-27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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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鬪志)란 싸울 의향이 있다는 뜻이다. 어려운 문제나 개인의 약점, 상대의 강점 등 대결이 힘들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투지가 있어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물러서는 것은 비겁하다. 성공이란 투지의 문제이다.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있을 때 뉴욕마라톤에 참가한 한 여성에게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치하한 일이 있었다. 린다 다운이라는 사람이다. 그녀는 신체장애자였으나 크러치로 두 겨드랑이를 받치고 26.2마일 전 코스를 11시간에 주파하였다.

온 몸을 앞뒤로 몹시 흔들며 달리는 린다를 보며 거리의 인파는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냈다. 린다는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에게 강한 투지와 노력할 수 있는 인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미국 텔레비전의 인기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최고이다. 이것은 마가렛 미첼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미첼은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어 직장인 신문사를 사임하고 26세에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7년이 걸려 탈고하였다. 책을 만들어 달라고 여러 출판사에 문의하였으나 신인의 소설은 판매가 어렵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하였다.

오직 한 사람, 맥미란 출판사의 레이슨 씨가 휴가 중 읽어볼까 하여 가방에 넣고 기차를 탔다. 그러나 원고가 너무 길어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기차에 전보가 왔다. 그것도 세 번씩이나 작가인 미첼 양이 “선생님 꼭 읽어주셔요”하는 전화였다.

작가가 너무 끈질기고 투지와 자신감에 차있어 할 수 없이 레이슨 씨는 읽기 시작하였다. 원고를 읽어내려가면서 너무 재미있어 도시락도 사 먹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소설을 다 읽어내렸다. 그리고 레이슨 씨는 “이건 대박이다!”하고 외쳤다고 한다. 모든 출판사가 거절하였으나 미첼의 투지를 꺾지 못하였던 것이다.

미국 프로 야구계의 스타인 피터 로우즈가 뉴욕 제네바의 마이너 리그에서 처음 두 달을 지냈을 때 이런 평가서를 받았다. “왼손 투수의 공은 치지 못함. 발걸음이 느림. 공 던지기도 빈약함.” 이런 절망적인 평가를 받고도 피터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몇년이 걸려도 나의 약점들을 한 개씩 뒤집어 나의 강점으로 만들겠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강훈련에 훈련을 쌓아 프로 야구 최고급의 선수가 된 것이다.

뉴스 캐스터로 너무나 유명한 CBS의 워터 크롱카이트는 성격이나 소질이나 남의 앞에 나서서 말을 많이 해야 하는 뉴스 해설자로는 적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직 한 사람, 대학 시절 신문학 교수인 프레드 버니 교수님 만이 “자네는 소질이 있어 아나운서나 뉴스 해설자로 나서 보게” 하고 격려하여 주셨다. 열명이 부정적이어도 한 사람의 격려면 충분하였다. 크롱카이트는 노력에 노력을 더하여 최고의 방송인이 되었다.

공통점을 너무나 많이 가진 두 사람이 살았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위하여 일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카리스마적 영웅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다. 두 사람은 모두 음악광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적도(赤道) 부근에서 일하였다. 그들은 모두 세계의 뉴스 초점이 되었다.

이 닮은 꼴의 두 크리스천은 누구인가? 한 사람은 아프리카 람바레네에서 일한 알바이트 슈바이처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존스 타운에서 일하면서 수 백명의 신도를 집단 자살로 몰고 간 흉악범 가이아나 존스이다. 슈바이처는 하나님을 자기 사상과 생활의 중심에 두었고 존스는 하나님을 자기의 명예와 인기를 위한 이용물로 삼았다.

나의 친구의 부인이 명필이다. 나의 부탁으로 성구 한 절을 써서 보내주어 나의 침실에 평생 모시고 날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 성구를 읽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 말씀은 “나의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시옵소서“(마태복음 26:39)하는 예수의 마지막 기도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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