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5일, 코로나19 팬데믹 격리 16개월 만에 뉴욕주가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풀고 경제를 전면 재개했다. 7월4일 독립기념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성인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은 몇 주 더 미뤄졌지만 ‘미국이 함께 돌아오고 있다’ 며 ‘코로나 독립’ 선언을 했다.
이 날 저녁 TV 생중계로 메이시스 백화점 주관의 불꽃놀이를 보았다. 맨하탄과 브루클린 사이를 흐르는 이스트 리버에 띄운 바지선에서 발사하는 불꽃도 근사했지만 뉴욕의 상징 중 하나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뒤에서 불꽃이 발사되는 장면이 가장 경이로왔다. 출퇴근시 매일 바라보게 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뉴요커들에게 참으로 사연 많은 빌딩이 아닌가.
올해 불꽃놀이 주제는 ‘영웅들에게 보내는 경의’라 했다. 코로나19를 물리치고자 열심히 싸운 의료진을 비롯 모든 시민이 주인이었다.
뉴욕의 경제 재개 이후 플러싱과 맨하탄의 한인타운에 나갈 일이 종종 있었다. 맨하탄 한인타운은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이 대부분이다 보니 한인뿐만 아니라 타인종 젊은이들도 좋아하는 핫 플레이스다.
독립기념일 연휴에 맨하탄에서 일을 보고 한인타운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한식당 마다 긴 줄을 겹겹이 서고 있는 20대 젊은이들은 마스크 쓴 이 반, 안쓴 이가 반이었다. 식당 안은 물론 도로위의 가설 식당까지 사람들로 붐벼 그중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식당을 찾았다. 먹을 수는 있는데 약간 쉰내가 나는 듯한 나물 반찬, 역시 식당은 사람이 붐비는 곳을 찾아야 하나 보다.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고 비즈니스가 겨우 문을 열고 있다. 손님도 백신 주사를 맞고 마스크를 써야겠지만 업소 주인과 종업원도 청결, 신선도, 서비스 등 매사 세심한 주의를 해야겠다. 업소들이 다시 문을 닫는 것은 원치 않는다.
또, 팬데믹으로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모두 길거리로, 도로로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평일 오후에도 맨하탄으로 가는 차량의 물결이 무시무시하지만 주말에 롱아일랜드 고속도로도 장난이 아니었다. 가까이는 존스비치나 선킨메도우 팍, 멀리는 햄튼이나 몬탁 바닷가까지 얼마나 차가 밀리는 지, 뉴욕시 곳곳이 해방구처럼 인파로 넘쳐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다.
퀸즈 플러싱과 노던대로의 한인 상가 중에는 문 닫은 가게도 보이지만 코로나 이전에 잘되던 가게는 지금도 잘되었다. 샤핑이나 식사를 하러 업소를 들어갈 때 더 이상 입구에서 이름을 적고 열을 재지 않아서 좋았다.
작년 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고 숨 막히는 시간을 보내었던가. 이제 일상이 회복되는 기대감을 준다. 사람들은 저마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뮤지엄과 미술관, 콘서트, 타주로의 여행, 여가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오랜만에 고국 방문 일정도 세우고 있다.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6월20일부터 7월3일까지 2주간 나온 확진자 51.7%가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전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정상화로 가고는 있지만 최근 전염성이 매우 강한 델타 변이 확진자가 늘고 있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은 아닌 지 염려된다.
미국이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오기 바란다. 정말이지, 이번 겨울에는 오랜만에 예쁜 옷 입고 마스크 벗고 젊은이들의 밝은 미소가 싱그러운 결혼식장에 가고 싶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결혼식이 취소되었다. 다들 이번 가을·겨울에 미뤄두었던 결혼식을 하느라 식장마다 주말에는 예약이 꽉 차서 평일 오후도 간신히 찾아야 한다고 한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는 결혼식, 기념잔치, 콘서트 등 갖가지 아름다운 계획이 취소되지 않기 바란다.
모든 이들이 백신을 맞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며 필요 시 마스크를 착용하자. 내 건강은 내가 지키자. 내 건강이 사회도 지킨다. 나라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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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