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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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타이밍(Timing)

2021-06-09 (수) 서기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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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일년이 넘게 진행된 인터넷 비대면 수업에 지친 우리 둘째 아들은 몇 달 전부터 매일같이 학교 수업을 하며 나에게 물었다. “엄마, 썸머(Summer) 언제 시작해?” 나의 대답은 언제나 “유월이 되면...”이었다. 아들이 기다리는 썸머는 여름방학을 의미했다. 드디어 아들이 기대하며 기다리던 여름방학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에게는 이번 여름방학을 맞으며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남들과 다른 둘째는 매년 여름방학이면 한달을 학교에 더 다녔다. 이번 여름에도 아들을 학교에 보낼 것인지를 두고 많이 고민했다. 놀며 쉬게 해야 할 타이밍인지 아니면 좀 더 공부를 시켜야 할 타이밍인지 몰라 고민이었다. 결론은 올해는 아들을 여름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비대면 수업으로 지친 아들에게 몸과 마음의 쉼을 줄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들이 인내하며 기다려 온 유월을 여름방학의 시작이라는 좋은 순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자녀를 키우며 어떤 일들을 결정할 순간이 되면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라는 구절을 되새기게 된다. 자녀 양육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일에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일에 타이밍, 가장 좋은 순간을 맞추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찾아 나설 때가 있고, 포기할 때가 있다. 간직할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다.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다. 말하지 않을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라는 전도자의 말을 생각할 때면, “그때가 언제냐?” 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치게 된다.

사실 타이밍을 맞추며 산다는 것은 단지 그때, 언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에 어떤 것을 했으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생각하며 세상 모든 것이 제때에 알맞게 맞아 들어가도록 창조자가 만든 질서를 따라 살 때 우리 삶의 타이밍은 맞추어져 간다. 뉴노멀 시대에 과거 대면의 삶을 잊지 않고 현재 비대면의 생활을 유지하며 인내하고 앞으로 새롭게 찾아오는 대면의 삶을 기대하는 순간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타이밍을 맞게 될 것이다.

<서기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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