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독자 투고] 인종분쟁의 해결책은 있다

2021-04-27 (화) 강현진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장)
크게 작게
요즘 미국사회에서 인종간 갈등, 아시안 증오(Asian Hate)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인류역사가 시작된 2천년 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병폐로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다.

2천년 전 고대 로마 제국은 전쟁에서 패한 민족을 포로로 잡아 그들을 도로공사, 신전건축, 진지구축 등 다양한 노역으로 이용했고 중국에서도 진나라 때 만리장성을 쌓는데 동원했다. 중세에는 종교전쟁에서 패한 민족을 성당건축에 동원하고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독일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등 수많은 민족간, 인종간 갈등으로 분쟁이 끝나지 않았다.

오늘날 미국에서도 백인 우월주의와 흑백갈등,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아시안 혐오범죄 등 여러 행태로 분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건국 주체는 백인이었으나 다민족의 도움으로 미 합중국이 탄생했고 그후 산업분야까지 그들을 이용하여 경제발전을 해왔다. 미국의 건국이념이 다민족연합이라고 하지만 1960년대까지 흑인들에 대한 법적지위는 미약했으며, 흑인들은 권익신장을 위한 투쟁을 계속해 지위가 많이 향상됐다. 흑백분쟁이 미국사회의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던 1970년대, 아시안 민족의 다수 유입으로 아시안 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비례하여 흑인들이 백인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그 증오대상이 아시안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시안 민족의 사회진출이 높아지고 경제적 지위가 향상됨에 따라 흑인들은 그들의 적개심을 아시안들에게 분출시키는 경향이 많아지다보니 아시안과 흑인간의 갈등의 폭이 높아지고 그들에게는 백인들로 차별받는 적개심을 아시안들에게 표출한다고 보는 것이 솔직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아시안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지고 경제적 지위가 향상됨에 따라 한, 흑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

지난달 애틀랜타 마사지샵 총기사건, 펜실베니아 버즈버그 한인폭행사건, 샌프란시스코 중국인 폭행사건 등으로 촉발되어 미 전역에서 아시안 증오를 멈추라는 궐기대회를 각 지역에서 강행했다. 그 결과 미의회에서는 아시안 보호법안을 마련중이고 각 지역에서 증오범죄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효과에 대한 기대는 두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아시안 단체시위가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면에서는 별효과가 없다고 본다. 잘못하면 백인들이나 흑인들에게 강대강의 구도로 아시안에 대한 반감이 간접적 방향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것도 예상해야 한다.

시위는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는 시위 같은 단발적 운동보다 백인이나 흑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존 공생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분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현재 벌어지는 한흑간의 인종분쟁(Racal Contlict)을 미국사회에 부상시키는 것보다 그들의 입장을 동정하는 쪽으로 문제를 풀어야한다. 지금까지 우리 한인들이 경제적 부를 축척했다면 우리와 같은 소수민족에 속하는 흑인들에게 한흑이 동등하다는 친근감과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서로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한인들이 흑인촌에서 돈을 벌어 백인촌에서 백인 행세를 하고 근사한 차를 몰고 흑인들을 얕잡아본 것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흑인들을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관계 동반자로 그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동반자고 인종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길이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1세들은 너무나 자기 중심 고립된 사회 속에서 자기이익에 집중했다면 이제 우리는 한인 2세들로 하여금 우리의 입장을 알리고 그들과 동행하는 협력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주류 신문 ,TV 매스컴을 활용하여 홍보해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 해법이다. 우리가 이땅에서 꿋꿋하게 생존하기 위해서는 집단행동보다 우리 입장을 이해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강현진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