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이 지나도록 미주아시안 커뮤니티의 충격과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틀랜타 연쇄 총격참사 이후 아시안 대상 인종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미 전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지난 한주 동안, 사건 발생지인 애틀랜타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워싱턴 DC, 피닉스, 필라델피아, 시애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대도시들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아시안 공격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아시안 뿐 아니라 타인종 주민들도 함께했고 수많은 정치인, 연예인, 언론인들이 시위에 동참하는 한편 각종 미디어와 매체를 통해 한 목소리로 인종혐오를 비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방하원에는 증오범죄방지 예산을 늘리고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제출됐고, LA 경찰국장이 직접 한인타운 쇼핑몰들을 방문하여 강력대처를 다짐하는 등 주류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는 인종주의자들의 기세도 여전하다. 증오범죄규탄 시위대를 향한 공격이 대표적으로, 21일 다이아몬드 바에서는 한 남성운전자가 욕설과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으며 차량을 몰고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같은 날 뉴욕에서도 한 남성이 37세 여성의 시위 팻말을 빼앗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항의하는 여성의 얼굴을 때린 후 도망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상 극우 사이트와 채팅방에서는 회원의 84%가 애틀랜타 총격이 “코비드-19에 대한 정당한 복수”라고 답했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나왔고, 22일 남가주 은퇴자타운 ‘실비치 레저월드’에서는 최근 작고한 한인의 유가족에게 아시안 증오와 위협이 담긴 편지가 배달되는 등 상상할 수도 없는 망발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를 좌시해선 안 되겠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27일(내일) LA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에서 우리의 결집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대규모 시위행진이 펼쳐진다. LA 시의회와 LA한인회를 비롯한 16개 단체들 및 라티노커뮤니티까지 대거 참여하는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Stop Asian Hate)’ 행진이다. 한인들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 아시안 증오범죄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애틀랜타 참사는 언제나 주변인, 이방인 같았던 아시안 아메리칸이 당당하게 미국사회 인사이드로 뚫고 들어가는 모멘텀이 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