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사이 ‘백신접종 예약 전쟁터’에 투입되어 전투를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카운티보건국에서는 75세와 65세 이상 시니어의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75세 이상 시니어들에게 예약하라는 이메일이 뜨자마자 나는 영어가 힘들고 컴퓨터를 못하는 지인뿐만 아니라 지인의 지인까지 여러 명의 예약을 도왔다.
하지만 1월 말경 백신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하워드카운티에서는 내가 속한 그룹인 65세 이상은 언제 차례가 될지 감감무소식이었다. 보건국에서 예약통지가 오지 않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을 때, 나는 접종을 개시한 월마트, 월그린스, 라이트에이드, 자이언트, 세이프웨이, CVS 등 약국들의 웹사이트를 수시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예약은 온라인으로만 가능했고 신청자가 몰려 예약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
메릴랜드의 집에서 무려 2시간 넘게 떨어진 지역의 월마트 접종소까지 뒤지다 한 시간 거리의 남부지역 세이프웨이에 29일로 예약을 간신히 잡아 첫 승리감을 맛봤다.
또 식스플랙스와 M&T 뱅크 등 대규모 접종소에 하루 종일 셀 수도 없이 전화를 걸다 3월3일 나와 지인의 예약을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이어 소셜미디어의 ‘메릴랜드 백신 헌터’에 가입해 정보를 얻어 2월25일 새벽, 가까운 CVS에 다음날인 26일 오후 예약에 성공했다.
행운도 따랐지만 수일 동안 새벽부터 밤까지 쉴 틈 없이 노력한 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장 지인 두 명의 예약을 더 잡자마자 10-20분 만에 모든 예약시간이 다 차버렸다. 정말 쉽지 않은 백신 예약 전쟁이었다.
하지만 버지니아의 CVS는 메릴랜드보다 상황이 수월해 지인 5명의 예약을 성공리에 마쳤다.
영어해독이나 인터넷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전화나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들이 자녀나 주위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예약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백신 예약 전쟁기’ 경험담을 공유한다.
나는 내일 새벽에도 몇몇 지인들의 예약을 잡기위해 컴퓨터 앞에 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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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 전 연방사회보장국 공보실 선임홍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