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영화에 나오는 한국음식 먹고 싶어요”
학교 한국어반에서 특별 문화활동으로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본 학생은 한국 사계절 시골풍경과 음식에 흠뻑 빠졌다. 영화 속 주인공 혜원은 서울에서 좌절을 겪고 고향집에 내려와 음식을 만들며 어린시절 엄마를 회상한다. 아름답고 포근한 한국 사계절마다 자연이 주는 신선한 열매로 달달한 밤조림, 시원아삭 오이콩국수, 달콤바삭 아카시아꽃 튀김 등을 요리하며 힐링한다. 영화 보는 내내 한국 사계절, 텃밭, 심지어 벼농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한국 실생활 단어가 오고 간 것은 물론이다.
지난달 SAT2 서브젝트 테스트 시행 중단 발표가 나오면서 SAT2 한국어시험이 영구 폐지되자 뉴얼(NEWL) 한국어시험에 관심이 집중됐다.
듣기와 문법 위주였던 SAT2 한국어시험과 달리 뉴얼은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 4개 영역으로 박물관, 지하철, 기차역, 광고 문구 등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실용적인 한국어 능력을 평가한다. 지난 6일 열린 뉴얼 온라인 설명회에서 시험 예시로 나온 읽기 지문은 신문배달에 대한 독자의 불만사항 제기였다.
2017년 칼리지보드가 뉴얼 한국어시험을 AP 시험같이 대학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발표한 후 AP 한국어가 없어 정규학교 한국어과정을 코리언4로 마쳐야하는 학생들의 대거 응시가 기대됐지만 현실은 달랐다. SAT2 시험과 달리 한국어 타이핑에 말하기까지 요구해 지난 3년 동안 뉴얼 한국어시험은 어렵다는 인식으로 응시생은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규 한국어반 레벨 3~4, 주말 한국학교에서 3년 정도 고급반에서 공부하면 응시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 동안 응시생들의 점수를 살펴보면 고득점 비중이 꽤 높다. 뉴얼을 개발한 미국국제교육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뉴얼 한국어 응시생은 총 175명으로 5점 63%, 4점 27%로 고득점자가 92%나 차지했다.
26년 넘게 응시해온 SAT2 한국어도 800점 고득점 응시자가 많아지며 변별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왔다. 갑작스러운 SAT2 한국어시험 영구 폐지로 한인 교육 관계자들은 칼리지보드의 AP시험 한국어 과목 신설에 더 집중하자는 목소리를 냈지만 AP 한국어가 시행되기까지 넘어야 산이 많다. 그 사이 뉴얼 한국어시험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규학교 한국어반도 뉴얼 시험이 준비되도록 실생활 한국어를 다루는 커리큘럼을 모색 중이다. ‘리틀 포레스트’ 영화 한 편을 통해 한국 사계절과 음식, 시골생활을 알아가듯 재밌고 쉽게 실용적인 한국어를 배우는 커리큘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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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