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한국의 가면 미술치료 ‘탈’

2021-02-09 (화) 은윤선 / 미술치료 전문가 센터빌, VA
크게 작게

▶ 은윤선의 미술치료 칼럼

기원전 200여 년 전부터 사용된 탈은 현대를 사는 한국인들의 정서와 삶의 모습을 그대로 닮고 있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함을 주는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과 애환, 우리 조상의 삶과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유산이다. 따라서,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우리 문화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친밀감을 형성하는 도구로써 탈을 매체로 사용하기에 매우 적절할 수 있다.
예로부터 탈은 전쟁터에 나갈 때에 병사는 물론 말에게도 씌워졌을 뿐 아니라 제사나 의식, 전통춤이나 놀이에서 빠지지 않고 사용된 우리 고유의 전통매체라 할 수 있다. 근래에는 만들기도 쉽게 모형 탈로도 제작되어 시중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탈은 집단 작업으로써 활용되기에 적절하다.

탈 집단역할극을 통해 집단 상호 간 이해와 배려심을 고취할 수 있다. 탈 만들기 작업으로는 자신의 또 다른 내면을 탈 제작으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탈춤 작업은 전통음악을 감상하고 리듬을 타면서 흥을 느낄 수 있는 작업으로 우리 고유의 정서와 동질성을 몸소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좋은 작업이다.
근대극 가면(The Mask in Modern Drama)에서 수잔 스미스(Susan Smith)는 가면의 기능을 네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 인간의 어리석음과 야수성을 나타내어 풍자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표현. 둘째, 인류의 고귀함과 신성함을 대표하는 영웅적인 면모의 체현. 셋째, 인감 심리의 단편적 투사라고 할 수 있는 꿈의 표현. 넷째, 일상의 역할 연기를 나타내는 사회적 역할의 체현으로 정리하고 있다.

페르소나가 개인이 취하는 역할이나 가면이라면 인간-Person은 개인의 존재 전체를 이르는 개념이다. 연극치료에서 가면은 개인과 원형, 신체와 영혼, 감춰진 것과 드러난 것 사이의 분열과 중첩을 나타내는 순전한 표상이다. 가면은 퍼슨을 페르소나로 변형시킨다.
가면미술치료는 가면이라는 다른 나를 통해 무의식을 드러내면서 그 가면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효과와 관련하여 예술치료와 접목을 시킬 수 있다. 무의식 속의 나를 가면의 형태나 색이나 미술매체 등을 통해 표출시킬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은 내담자로 하여금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선과 악 얼굴 만들기
▲준비물: 모형 탈, 한지, 색 한지, 풀, 그림 도구, 색종이
▲순서: 탈의 반은 선한 느낌과 다른 반은 악한 느낌으로 물감 작업을 하거나 한지나 색 한지를 붙여 자유로이 표현해본다. 눈, 코, 입 등을 그리거나 색종이를 붙여 꾸며주는 것도 괜찮다.
▲기대효과: 내담자가 선과 악의 얼굴 작업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내면을 투사하도록 유도하기에 안전하고 적절하며 외부로의 표출과 부정감정의 승화를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선과 악 대신 반은 남자 반은 여자로 표현해 보는 작업으로 내면의 다른 성과의 만남을 알아보는 작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문의 yun8472@gmail.com

<은윤선 / 미술치료 전문가 센터빌, 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