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엔나 필하모닉 연주

2026-03-12 (목) 07:57:14 홍희경 극동방송 미주 운영위원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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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비엔나 필하모닉 연주가 케네디센터에서 있다길래 만사 제치고 다른 연주회보다 2배나 비싸게 표를 구입해 연주회에 갔다. 일주일 전에 내셔널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감상하고 또 일주일 마다 가는 이유는 비엔나 필하모닉이 1842년에 창단돼 세계적이기도 하지만 이제 케네디센터가 7월4일부터 2년동안 문을 닫기 때문이다. 언제 이 귀한 음악회를 가까운 케네디센터에서 감상할 것인 것인가? 필하모닉과 심포니의 차이점은 필하모닉은 하모닉(harmonic), 화음과 사랑(Phil)의 어원이 있고 예전에는 필하모닉은 관현악단으로, 교향악단은 교향곡을 연주하는 악단이라 칭하였지만 실제 구성이나 연주하는 곡에는 별로 차이가 없다. 맨하탄음대에서 음악박사 학위을 받고 현재 위스컨신대학 음대 학장인 사위한테 물어보니 차이가 없다지만 그래도 필하모닉 연주단이 더 권위가 있단다.

연주 시작되기 전에 관객석이 꽉 찬 지가 오래간 만이었다. 누가 클래식 음악은 흥행이 안된다고 하는가? 감동스러운 것은 시각장애우를 위해 점자로 된 순서지와 음악 소개지가 준비돼 있었다. 관현악단이 입장할 때 한 200명의 연주자들이 나오는데 그 규모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전단원이 클래식 턱시도를 입고 힘차게 입장했다. 스트라우스의 Also Sparch Zaraathustra 연주가 시작될 때 여태까지의 내셔널 오케스트라 연주에 귀익은 소리가 아니라 장엄한 연주에 가슴에 뛰었다. 보통 연주자들은 지휘자의 지휘에 맞추어 몸의 액션을 많이 안하고 연주하는데 이 비엔나 필하모닉 연주자들은 솔로 연주할 때처럼 포르테에선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특히 제1바이올린 마스터 연주자는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이 감명스러웠다. 지휘자는 현재 보스턴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안드리스 넬슨스로 피아노 씨모에선 아주 작게 심지어는 바이올린 파트에 가까이 다가가며 음악을 만들었고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모습이 전통 있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잘 보여 주었다.

중간 휴식 후 시벨리우스의 Symphony NO.2 연주가 시작됐다. 단테의 신곡을 주제로 작곡된 곳인데 관악기 연주가 눈에 띄게 돋보였다. 이 곡은 핀란드의 풍토를 목가적으로 묘사한 ‘시벨리우스 전원교향곡’이었다. 제1악장은 북유럽 특유의 어두운 화성과 무거운 관악의 색채를 잘 연상해 주었고 간단한 민속 곡조를 잘 살려 주었다. 2악장은 안단테로 백야의 겨우 밝아 태양이 떠오르는 곡을 잘 표현했다. 3악장은 국민적 애국심을 잘 표현해 주었고 4악장은 알레그로 모데라토로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온 연주자들이 혼신을 다해 지휘자의 지휘봉 인도 아래 연주했다. 역시 전통과 역사 깊은 훌륭한 연주를 듣고 연주자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아내와 같이 만끽할 수 있었다.

하나 아쉬운 점은 젊은 신예 넬슨스 지휘자가 혼신을 다해 지휘하는데 그의 음악적 재능은 틀림없이 훌륭했으나 지휘복이 클래식 턱시도가 아닌 몸에 안 맞는 펑퍼짐한 복장으로 몸에 안 어울리게 입은 것이었다. 연주회 며칠 후 워싱턴 포스트 연예란에 실린 기사를 보니 보스턴 오케스트라에서 넬슨스를 2027년까지 계약하고 더 연장 안한다고 나왔다. 아마도 여러 가지 조건들 중에 보수적인 보스턴 심포니 담당자들이 복장도 고려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홍희경 극동방송 미주 운영위원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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