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프레즈노에서 태어난 새미 리는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다이빙으로 금메달을 그리고 4년 뒤 헬싱키올림픽에서 또 금메달을 따 미국의 영웅으로 이름을 날립니다.

그는 의학 공부를 했고, 군의관을 마친 후에, 의사 생활을 하면서 미국의 수영 선수들을 양성하는데도 기여하였습니다.

1950년대 중반에 이비인후과 의사를 하면서 남가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집을 사려고 했는데, 집 주인과 부동산 업자들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어 집을 사지 못하게 방해하였습니다.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였죠.

우연히 사실을 알게 된 어느 기자가 기사를 씁니다. 미국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2개나 안겨준 영웅이 집을 살수조차 없는 현실을 꼬집은 거죠. 당시 부통령이었던 닉슨이 도와주어서 새미 리가 집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미국의 한국 이민사회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고, LA 에는 그의 이름을 따서 Sammy Lee Square가 명명되었으며, 그의 이름을 딴 Sammy Lee Elementary School 도 있습니다.

천안의 독립기념관에는 그가 올림픽에서 입었던 수영복과 트레이닝복이 전시되어 있으며, 등록문화재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2016년에 돌아가셨으며, 이민 역사에서 기억해야할 영웅입니다.

문득, 윌리엄 바이런 럼포드에게 특히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의 새미 리의 이야기에서도 보듯이, 그리 멀지 않은 1963년까지도 북가주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흑인, 동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이 집을 사거나 세를 사는데 많은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1963년에 Rumford Act 가 발의되어 통과되었고, 후에는 연방법에도 영향을 미쳐 1866년에 제정되었던 Civil Right Act 의 14번째 수정법안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차별에 대한 금지법안 즉 “Prohibits all racial discrimination in the sale or rental of property” 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럼포드 자신 또한 흑인으로서 당시의 많은 차별을 경험했지만, 이를 딛고 일어서서 주택구입과 렌트 시의 차별 뿐만 아니라 고용에 관련된 차별 금지 법안 등 캘리포니아주의 인종차별 들을 법적인 면에서 하나씩 하나씩 싸우고, 결국에는 승리를 이끌어낸 정치인입니다.

1963년 이전에는 부동산 거래계약서와 렌트 계약서에 얼굴색깔이 무슨 색이지 기입하고 또 그로 인해서 차별을 정당하게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미국 또한 인권에 있어서 그동안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이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민주당의 새로운 정부 임기가 시작됩니다. 이번 정부는 인종차별에 따른 여러가지 논란과 이민정책의 부담을 안고 시작합니다. 내일부터 4년동안 차별을 이겨내고 인권을 지켜왔던 미국의 역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발전될지 큰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은 그동안의 역사를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덕구 (산타클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