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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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크

2020-12-27 (일) 김범수 목사 /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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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한해는 정말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과거 역사 가운데 전쟁의 아픔과 재난의 고통보다 더한 어려움을 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하기, 그리고 집에 머물기같은 새로운 생활형태가 이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인 그야말로 새로운 생활(NEW NORMAL)이 되고 있다.

이제 드디어 12월의 마지막 주간들을 보내고 있다. 아련한 추억일 수 있지만 길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이나 노래 속에서 나오는 은종을 울리거나 하물며 산타 할아버지가 썰매를 타고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그런 동화속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내 귀에는 잘 들려오지 않는다. 혹시 다른 사람들은 잘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만 착각할 수 도 있다. 그래도 빨간 냄비는 아직도 길거리에서 볼 수 있어서 크리스마스의 불꽃은 꺼지지 않아 마음에 위로를 받는다.

전쟁이나 어려운 재난 속에서도 교회마다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한 적이 없는데 올해에는 교회들마다 절기예배, 특히 이번 성탄절 예배는 지금까지 축제처럼 여겼던 기념적 예배의 시간들이 축소되거나 없어지게 되고 말았다. 특히 겨울철이 되며 COVID-19의 확진과 확산이 심해져서 더욱 더 조심할 수 밖에 없어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입을 열지 못하고 입을 마스크로 닫아야 하는 크리스마스크가 되어 버렸다.
마스크를 쓰다 보니 세수를 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지 잘 모르게 가릴 수 있고, 얼굴 표정도 숨길 수 있어 가끔씩 편할 때가 있다. 그런 것에 익숙하다보면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거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거나 자기관리에 소홀히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길 수 있다.


크리스마스는 열린 축제이다. 기독교인들만의 명절만이 아니라 크리스마스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세계의 축제이다. 그래서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입을 열어 찬송하며 예배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선물을 나누고, 필요한 곳에 사랑을 전하고, 사람들끼리 모여서 잔치를 하고,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반성과 다가오는 새로운 시간 앞에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누가복음2:10-11)

크리스마스는 기쁨의 잔치이다. 2020년의 크리스마스가 COVID19으로 인하여 마스크를 쓰듯이 침묵의 크리스마스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입에 마스크는 쓴다하더라도 마음의 마스크를 쓰지 않아야 한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열린 크리스마스가 모든 것을 차단하고 닫아놓는 크리스마스크가 되지 않아야 한다.

<김범수 목사 /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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