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裸木)
2020-12-22 (화)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
잎이 떠난 자리는
아픔의 자국도 없는데
슬픔은 뒹굴면서
벌거벗은 자태로
한 해씩 넘겨준 날이었네
겨우내 마음속의 아픔을
고귀한 색상으로
아름답게 태어나게 하여
겨울 나그네 쉬어가며
한나절을 울게 한 날들이
하늬바람에 이별이 아쉬워
벌거숭이 끌어안고 눈물짓던
어제의 동심에 젖은 자화상
이제 육신에 걸친 한 올 없어서
다 내 곁을 떠난다 해도
마음의 테두리는 새싹 같으니
부끄럼 없이 내일을 걸으며
저 겨울하늘을 따라가리라.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