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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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새벽 송의 추억

2020-12-21 (월) 이경주 / 일맥서숙 숙사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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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천사들의 노래가 하늘에서 들리니~”

심심산간 화전마을 황폐한 밭고랑에도
산 넘어 물 건너 바닷가
가난한 어부들의 마을에도
하늘에서 하이얀 함박눈 꽃이
잠자는 누리를 덮는
내가 어렸을 때 추억의 크리스마스
초롱불 밝히며 돌던 새벽 송 길
아기 예수 잠깰라
조용조용 까치 발걸음 소리
지금도 들려옵니다.

그 옛날 그립고 즐거웠던 크리스마스
눈밭에 미끄러지랴
고운 벙어리 실장갑으로 서로 나누던
잊지 못할 따스한 체온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행복하던 어린 천사들


천당만당 나무종탑의 종소리 은은히
우리 구주 예수 아기 나신 복음
사랑의 메아리 하늘과 땅에 울러 퍼지니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주님
내 어린 시절 동무들과 손잡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며
행복했던 그 시절 그리운 그 종소리
차임벨이 아닌 그 주물 종소리를

다시 듣게 하시고 눈을 감고
아흔 두 해째 맞는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기예수 오신 가장 소중한 뜻을 깨닫고
두 손 모아 감사하게 하소서

60년 하고도 2년을 함께 한 아내는
이번 크리스마스는 천국에서 지낸답니다.

밖에는 환희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꾸미는
축복의 하얀 눈송이 내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이경주 / 일맥서숙 숙사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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