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 알렉스 프레이거 작 ‘아듀 2020, 직장 할러데이파티’
LACMA가 선보이는 알렉스 프레이거의 야외 조각 설치전 ‘아듀 2020, 직장 할러데이 파티’. [LACMA 제공]
미 전역이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재봉쇄 조치에 들어간 올 연말 모든 직장인들에게 할러데이 파티는 생각도 할 수 없다. 대다수 회사들이 사무실을 걸어 잠그고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고수하고 있어 송년 모임은 아마도 없지 싶다. 어렵고 힘든 시기 간접적으로나마 직장 송년모임을 즐길 수 있는 야외 전시가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개막했다.
LA 카운티뮤지엄(LACMA)가 연말연시를 장식하는 사진가 알렉스 프레이거의 야외 조각 설치전 ‘아듀 2020, 직장 할러데이 파티’(Farewell, Work Holiday Parties)이다. LACMA의 명물 ‘어번 라잇’(Urban Light) 뒷편 박물관 입구 야외 광장인 슈미트 웰컴 플라자에 설치된 이 작품은 15개의 실물 크기 인형들이 회사에서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오피스 할러데이 파티에 참가해있다.
성탄절 의상을 한껏 차려입은 상사들이 파티 분위기를 내고 있고 ‘이 달의 사원’으로 뽑힌 직원에게 회장이 격려를 하지만 당사자인 직원은 아무 생각 없이 우두커니 옆에 서있기만 한다. 또 사무실 한 켠에는 바지를 내리고 복사기에 엉덩이를 카피하는 지친 얼굴의 직원도 보인다. 회사에서 정리해고 될까봐 11년 동안 오피스 산타를 자임하며 파티에 참석해온 회계직원 윌마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있다.
테크니컬러 판터지 사진과 영화로 유명한 LA출신 아티스트 알렉스 프레이거(Alex Prager)가 오피스 할러데이 파티를 시뮬레이션해서 대중문화를 담아내며 직장인의 특정한 일상을 풍자한 설치작품이다. 신디 셔먼의 작품 세계와는 달리 알렉스 프레이거는 색채영화 시스템인 테크니컬러를 이용해 멜로드라마적인 스토리를 전개한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알렉스 프레이거는 유명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아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는 현 상황을 감안해 할리웃 특수효과업체 빈센트 밴 다이크 이펙트와 협력 아래 ‘살아있는 조각품’을 창조해냈다. 줌으로 지시를 내리며 3D프린팅으로 조각품을 만들어낸 후 헤어스타일링, 메이컵, 특수분장을 가미했다.
연례 할러데이 파티를 개최할 수 없는 올 연말 LACMA 역시 알렉스 프레이거의 파티 시뮬레이션으로 송년모임을 대신하기로 했다고. LACMA 야외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알렉스 프레이거의 직장 송년모임에는 시간 예약제를 통해 주어진 시간 내 최대 12명이 입장할 수 있다. 관람 방식은 일방통행이며 야외 광장에 위치한 레이 레스토랑과 커피 앤 밀크 카페는 현재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전시는 2021년 1월3일까지 슈미트 웰컴 플라자(5905 Wilshire Blvd., LA CA 90036)에서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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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