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0 본보 문예공모전] 시 부문 장려상 ‘걸음마’

2020-12-18 (금) 조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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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살아온 온 엄마가
걸음마를 배운다

한 걸음 옮기는데 십년이 움직인다
열 걸음에 백년 세월이 휘청거린다
걸음마다 젖은 눈에
고향 친구 청춘 자녀 유행가 초근목피
이차대전 일제 육이오 혁명 미국
9.11. 스마트폰. AI. Covid19

걸음마 배웠든
칠십 중반 아들이 운다


아들 손을 하나님처럼 붙잡고
엄마가 다시 걸음마를 한다
엄마는 인내
걸음마는 세계사.

◆당선 소감: 조 성
70이 넘는 사람에게, 희망은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주셨네요.
어머니에게 걸음마를 가르치는 일이 아름답다는 것도 인정해 주셨군요.
한번도 만나거나, 대화를 한 적도 없는 사람을 위해, 많은 사랑을 주셨네요.
고맙고 감사해서 가슴이 따뜻하다는 말씀 밖에, 표현할 다른 언어가 없군요.
칭찬해 주시기 위해 수고하신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입니다. 감사합니다.

<조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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