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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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2020-12-13 (일)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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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멀리도 갔어

20 살
맨 몸으로 강을 건넜지
깔깔거리고 웃으며

강물은 마르고
슬픔을 끼고자며
갈대의 울부짖는 소리
어느새 허리가 굽네


강가에 전부터 꽃이
피지않았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강 끝을 바라보라 일렀지

봄 여름 가을 뼛속까지
쑤시는 고통속에 겨우겨우
마지막 달력을 찢네

북쪽에서 달려온
초겨울 강은 새파랗다
때아닌 진달래가 피고있네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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