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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후원금 활성화도 중요하다

2020-12-02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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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3 선거의 LA와 오렌지 카운티 개표가 마무리됐다. 한인과 친한파 후보들의 당락도 확정됐다. 이번 선거엔 높은 한인 유권자 등록율과 투표율, 많은 한인과 친한파 후보들의 출마와 당선으로 한인사회가 정치력 신장에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인사회에 아직 숙제가 남았다고 지적한다. 바로 정치 후원 문화다.

전문가들은 정치 후원금은 한인 관련 정책과 이슈들에 목소리를 내 줄 한인이나 친한파 당선자들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한인사회의 정치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정치력 신장에 중요한 요소로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가 꼽힌다. 한인사회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성장했다는 평가가 주류사회에서도 나오고 있다. 그 다음 단계가 바로 후원금인데, 이렇게 삼박자가 갖춰져야 비로소 정계에서 반드시 주시해야 하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한인사회가 많이 벤치마킹하는 유대인 사회도 이를 모두 잘 갖춘 대표적인 그룹이다.


한인사회에선 아직 대다수가 정치 후원금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낯설게 느낀다. 혹은 일부 재력가들만 사익을 위해 하는 활동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수의 재력가들 보다 적은 금액이라도 다수의 참여가 더 효과를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일단 후보 또는 정치인과 직접적인 소통이 금지되는 수퍼팩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나, 불법적인 방법을 제외하면 1인당 후원 가능 액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후원 기록 및 자료가 중요하게 여겨져 어느 그룹이나 인종이 많이 참여했는지 파악이 가능하며, 많은 인원의 후원은 많은 관심과 참여로 정치인들에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풀뿌리’ 후원금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후보들의 홍보 무기가 되기도 한다.

정치인은 반드시 후원금을 필요로 한다. 당선 전 선거운동 기간은 물론 당선 후 정계 활동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임기가 짧기 때문에 당선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차기 선거 준비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영 김이나 미셸 박 스틸 당선인이 입성한 연방 하원이나, 최석호 의원이 연임한 가주 하원 등이 대표적인데, 임기가 2년이라 입성 후 바로 차기 선거 후원금을 모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측면들이 더해져 정치인들은 후원이 많은 커뮤니티에 우호적이 된다. 꼭 한인이나 친한파가 아니더라도 후원금을 통해 한인사회 이슈에 귀 기울이고 도울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합법적인 후원 문화와 활동은 한인사회의 정치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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