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겨울나기
2020-11-25 (수)
석인희 사회부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유명한 명대사 ‘겨울이 오고 있다’가 올해처럼 와닿은 적이 있던가. 이 대사는 드라마 속 스타크 가문의 가훈으로 죽음과 겨울을 몰고 오는 백귀의 공격에 대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실세계의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인해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게 됐다. 23일 LA 카운티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124명으로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 시작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무서운 사실은 아직 우리가 겨울의 초입에 서있을 뿐이라는 점이다.
계절적으로 겨울은 바이러스 억제가 어려운 절기다. 겨울은 날씨가 춥고 건조해 여름에 비해 바이러스 생존기간이 5~10배 정도 길어진다. 게다가 겨울철이 되면 독감을 비롯해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올해에는 코로나19 감염자까지 합쳐져 전체적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뿐만 아니라 추수감사절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12월이 되면 각종 송년회 모임도 잇따른다. 겨울철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사람들과의 접촉은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당장 오늘 밤부터 LA카운티에서는 식당들의 야외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그렇다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보다 안전하게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이 시기를 살아가야 할까?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되 외롭지 않은 연말을 보낼 수는 있을까?
코로나19 시대에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랜선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대면 만남을 줄이고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 만남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몇몇 기업들은 코로나19 감염 부담으로 인해 오프라인 송년회를 중단하고, 대안책으로 ‘랜선 송년회’를 기획하고 있다. ‘줌’ ‘구글미트’와 같은 화상채팅을 활용해 비대면 방식으로 안전한 송년회 문화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랜선 모임은 절차나 방법이 비교적 간단해 중장년층도 쉽게 시도해 볼만 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시기 겨울나기에 적절한 방법 중 하나다. 말 그대로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합친 ‘온택트’의 개념이 우리들의 삶에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자리잡아야 할 때다.
입동이 되면 동식물들은 겨울나기 준비를 위해 본격적으로 분주해진다.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땅으로 숨는가 하면 식물들은 잎을 떨어뜨리며 봄맞이에 돌입한다. 우리들도 올해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특별한 겨울나기 준비가 필요하다. ‘집 밖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안전하고 또 안전하게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자. 봄이 찾아올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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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