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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2020-11-20 (금) 백만옥/전 교교 역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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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년 식민지 필라델피아에서는 본국과의 정치, 경제적 마찰에서 기인한 영국의 조치에 맞서 싸울 대책을 마련키 위해 급진파가 이끄는 대륙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그즈음 사실상 본국 영국과의 관계는 이미 단절되어 있었으나 그렇다고 회의장에서 독립이 해결책이라 감히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때 회의장 근처에 있는 급진파 모임 사무실을 찾은 한 청년이 있었다. 정신적 불안정 속에 급진사상에 도취된 이 청년은 일상생활에서는 하는 일마다 실패를 거듭 하여 주위의 조소거리가 되고 어쩌다 하급 공무원 자리가 생겨 일하다가는 며칠도 못 가 쫒겨 나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무직자로 아내에게 마저 버림 받고 실상한 몸으로 사무실 문턱에 선 것이다. 뛰어난 그의 문필은 그의 사무실 생활만은 무난하게 해주었다. 후에 ‘상식’이란 책을 낸 토마스 페인이다.


책을 통해 영국 왕을 강도로 매도하며 선동해 식민지인들의 독립 정신을 행동으로 옮기게 해 미 합중국의 탄생을 보게 했으나 본국 영국에게는 식민지를 잃게 한 큰 재앙을 안겨주었다.

워싱턴 장군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해에 프랑스에서는 구세대를 청산하고 혁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혼란을 틈타 외국으로부터 범죄자, 탈영범, 극단주의자들이 파리로 몰려들었다. 국가방위를 위해 행동하는 동지들이 필요했던 혁명 정부가 ‘전제군주의 희생자를 환영한다’ 는 선언의 결과이기도 한 이들은 혁명 일선에 나서게 된다.

‘무법자’ 란 한마디로 하루에도 수백 명이 정치범이 되어 사형대에 서게 돼도 막강한 ‘국민공회’의 한 의석은 조국을 떠나 있는 토마스 페인의 것이다. 그는 이미 과격한 민중 조직에 관여해 이름을 높이고 있었기에 받은 보상이 됐다.

그러나 프랑스 민중이 증오했던 왕을 내쫒는 일은 성공했으나 더 무서운 황제 나폴레옹을 맞게 해줌으로써 자신의 묘혈을 팠다.

자신의 이웃 상점을 약탈하는 시민은 있어도 자신의 도시를 불태우는 흰색 피부의 난동자들이 그 도시의 시민일 수는 없다. 이들은 외국이나 외지에서 고용되어 조직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 행동대원들이기에 가능하다.

러시아 혁명의 볼세비키를 연상시키는 백일 이상의 난동과 이들이 구상한 부재자 투표로 예상됐던 트럼프의 승리는 불투명해졌다. 혹시 이들의 도움으로 야당이 승리하는 경우 어떤 형태로든 이들에 보상이 주어질 것이고 중요직에 앉아 주먹을 흔들며 밀어붙이는 그들 요구에 대통령은 자유로울 수 없고 노령의 그는 한계를 보일 것이다.

기회의 나라, 그래서 찾았던 너와 나의 미국, 그 미국은 이제 악화(정상배, 좌파, 이단종교파) 가 양화(기회를 열망하는 선량시민)를 구축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국경 없는 미국에 몰려든 불법이민자들은 사회주의 확립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정부로부터 하루 세 끼 받아먹고 그들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평등사회가 올 수도 있다. 노파심에서만이 아니라 역사교사의 진단이다.

<백만옥/전 교교 역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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