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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식욕 부진

2020-11-18 (수) 변형식 /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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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형식 한방칼럼

우리 아이가 무엇이나 잘 먹고 건강하게 쑥쑥 잘 커주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이 입맛이 없어서 먹는 데는 영 생각이 없고 군것질, 간식거리(사탕, 과자, 빵, 야쿠르트, 아이스크림, 요플레 등)만 먹는다. 밥을 안 먹으면 부모는 애가 타서 억지로 떠먹여 보나 구역질 해버리거나 배 아프다고 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지만 아이는 외면해 버리기 일쑤이다.

이에는 방법이 있는데, 먼저 뱃속을 비워준다. 즉, 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는 30분 정도 지나면 밥상을 치워야 한다. 대신에 다음 식사 때까지는 물 이외의 어떤 것도 주면 안 된다. 아무것도 못 먹으니 애처로워 우유, 빵, 과자 등을 주면 식욕 부진을 고칠 수 없다. 몇 번만 굶게 하면 아이는 가족의 정성이 담긴 음식을 소중히 알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된다.

식습관을 바꿔 주기도 해보자. 밥을 떠먹여 주다보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없다. 적어도 스스로 먹을 수 있는 5살 직후에는 식탁에 앉아서 정해진 시간에 음식을 다 먹어야 한다는 식사예절을 익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 숟갈 떠받아먹고 텔레비전이나 놀이에 열중하여 식사시간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다. 또 아이도 어떨 때는 밥을 좀 적게 먹고 싶어 질 때가 있다. 그리고 식사 중에 물을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한다. 식사 중에 물을 자주 마시게 되면 위장관의 소화효소를 씻어내어 소화불량이 되기 쉬우며, 영양분의 흡수도 힘들어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활동적인 놀이나 운동을 하게 해보자. 움직이거나 운동을 하면 배는 저절로 고파진다. 한편 아이들은 노는 정도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일 산책이나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운동을 시켜주면 아이도 신선한 공기와 햇볕을 쐬게 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식욕이 증가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한약을 지어서 줘보자. 간식도 거의 안하는데도 먹지 않는 아이는 오장육부에서 음식을 삭히는 힘이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비위의 기능을 도와주는 인삼, 백출, 복령, 감초 등의 산사육, 사인, 향부자 등을 쓴다. 그런데 식욕부진이 오래된 아이는 적어도 2~3달 꾸준히 약을 써야 효과가 지속될 수 있어서, 처음 약을 써도 효과가 없거나 약 먹을 때 잠깐 잘 먹는 경우는 좀 더 꾸준히 약을 써줘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부드러운 음식을 먹여보자. ①억지로 먹이거나 떠먹여 주지 말자. ②자고 나면 항상 미지근한 물을 마시도록 하여 위장관을 씻어주자. ③식사할 때 물을 많이 마시지 못하게 하자. ④운동을 자주 시키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이자. ⑤간식 줄이고, 서서히 식습관을 바꿔주자. ⑥집안에 단 것이나 군것질 음식을 두지 말고 단호하게 대처하자. ⑦찬 것은 피하고 따뜻하게 먹여 주자.(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밥을 적게 먹는 것은 소화기계의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므로 처음부터 질긴 음식을 먹이기보다는 소화 흡수가 용이한 푹 삶은 조개, 닭죽, 생선, 계란찜 등 좀 부드러운 음식을 먹여 서서히 양을 늘리는 것이 좋다.

문의 (703)907-9299

<변형식 /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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