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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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보아야

2020-11-16 (월) 김명순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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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세상 떠남을 듣고
늦은 밤 창가에서
길 건너 가로등을 본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속에
처연하게 긴 목을 드리운
불꽃 해바라기 한 송이

오래 전부터
어둠을 섬겨 온 묵묵함
밝음의 의지를 이제야 본 건
무심하게 스쳤던 탓이리라


문득 친구와의 우정도
그랬던 건 아니었을까

마음으로 보지 못했던 날들이
흘러가버린 강물처럼 아쉬워진다

<김명순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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