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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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꼰대

2020-11-11 (수) 송현아 (산호세주립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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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 요즘 한국에서는 꼰대를 재치있게 풍자하는 ‘꼰대라떼’라는 노래가 유행이다. 흔히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젊은이들에게 자신만의 생각과 방식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어른들을 꼰대라고 한다. 나 또한 어린 시절 소위 말하는 꼰대 어른들을 만나보면서 나는 결코 그런 소통 안되고, 융퉁성 없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얼마전 남편과 이야기를 하던 중 너무도 자연스럽게 요즘 애들은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고, 예의가 좀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내 입으로 내뱉고 있는 것 아닌가! 말하다 말고 스스로 너무 흠칫 놀라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꼰대가 된 건가?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또한 더 어리기만 한 내 아이들을 생각하니 시나브로 내가 비판하던 그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내가 두려워졌다.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 부모님께 드린다고 나름 고르고 고른 효자손과 열쇠고리 선물을 보시고 쓸데없이 이런 건 왜 사왔냐던 부모님의 냉담한 반응에 속상했던 기억, 중학교 시절 엄마에게 어렵게 털어놓은 고민에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말로 일축당하고 펑펑 울었던 기억도 아직 생생하다. 그랬던 내가 나의 옛 마음과 정서, 행동의 동기들을 망각하고, 지금 나의 기준을 요즘 젊은이들에게 들이대고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며, 너무 쉽게 그들의 모습을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오늘 오후 아주 오랜만에 추억의 과자 ‘꼬깔콘’을 먹을 기회가 생겼다. 그런데 손가락에 쏙쏙 끼워넣고 하나씩 빼먹는 재미가 별미였던 그 과자의 모양이 그냥 꽉 막힌 세모 모양으로 변한 것이었다. “이건 꼬깔콘으로 인정할 수 없어!” 나의 첫마디였다. 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했던 것들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비록 작은 과자의 모양 하나일 뿐인데도 다소 불편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나의 보수적인 모습에 다시 한번 흠칫 놀랐다.

급하게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나와는 또 다른 세상에서 성장하고 있는 다음 세대의 변화를 포용하려면 얼마나 부단히 노력하고 애써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나이와 함께 조금씩(?) 붙어가는 나잇살을 빼는 것보다, 익숙함에 굳어져가는 생각과 마음을 유연하게 하여 꼰대 어른이 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송현아 (산호세주립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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