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예전 같으면 대학입시를 치르는 12학년 학생들의 최대 관심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여부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여러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합격 가능성을 점쳐 보고, 필요 시 지원대학 수를 늘리는 등 입시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그런데 올해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혀 다른 세상, 다른 환경에 놓이면서 올해 수험생들은 전과 다른 고민거리들을 잔뜩 안게 됐고, 그만큼 이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도 훨씬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 전문가들 조차 처음 겪는 상황인 만큼 거시적 측면에서 큰 틀을 다룰 수는 있지만 세세한 것들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올해 수험생들이 겪고 있는 고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얼마 전 하버드 크림슨에 실린 기사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우선 짚어 볼 수 있는 게 지리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는 커녕 오히려 확산되면서 독감과 함께 ‘트윈 데믹’ 위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불안감에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과 멀리 떨어진 대학에 가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일부 학생들은 이미 자신이 거주하는 주 안의 대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학생들은 혹시라도 현지 상황이 내년에 더 악화되거나, 감염됐을 경우 가족이 대응하는데 매우 힘들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가능하면 집과 최대한 가까운 명문대학들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경향을 만들 수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로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의 학부모들 중에서도 타주에 자녀를 보내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분들이 적지 않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오로지 대학에만 집중하던 것과는 큰 차이라 하겠다.
또다른 고민은 역시 경제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정들이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가정들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으며, 문을 닫은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명문대 진학도 중요하지만 많은 학생들에게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학비지원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가장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뜨는 것이지만, 이제 집안 사정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된 학생들은 실리를 따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와 함께 SAT나 ACT와 같은 학력평가시험 점수 제출 여부도 수험생들에게 혼란과 부담을 주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거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점수제출을 옵션으로 결정한 상황에서 점수를 제출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남은 시험 일정에 응시할 필요가 있는 지 등을 놓고 많은 학생들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미 아이비리그를 비롯해 수많은 대학들의 입시책임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점수를 제출하지 않는 것이 불이익을 불러오지 않을 것이란 점을 공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내 의견을 묻는다면 지원할 대학들의 지난 합격자들의 점수 분포에서 상위권에 포함되는 점수라면 제출하되, 그렇지 않다면 제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밖에 입시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대한 걱정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는 코로나로 인한 정상적인 대학수업이나 생활에 제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합격자들 중 많은 수가 갭이어 등으로 입학을 미루는 사례가 어느 때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즉 합격자들의 등록 보류 증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갭이어를 갖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1년을 쉬면서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아카데믹 측면에서 실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도 쉴 수가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재정적인 상황을 감안해 일년 간 취업을 통해 학비조달에 도움을 얻고자 함이다.
그런데 올해는 더욱 분명한 이유가 추가된 셈이다.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고사하고,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비대면 수업을 받아야 하고, 제대로 대학 커뮤니티의 맛을 느낄 수 없을 바에는 차라리 일년을 쉬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활용하는 게 나쁘지 않은 판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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