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
“그저 우리 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비리그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요.” 지난봄, 제가 담당했던 한 학생의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그는 아들의 최종 지원 대학을 결정하기에 앞서 저와의 상담에서 이와 같은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그 학생은 현재 고등학교 졸업반이고, 아이비 데이 2025 발표 당일 하버드대학교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학생의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을 과연 제가 그대로 수긍하고 따랐을까요? 사실, 이 학부모님은 아들이 한 과목에서 A가 아닌 “A-”를 받았을 때 긴급 미팅을 요청했던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분명하게 확신했던 것은, 이 분이 아들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매우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의견과 달리 정작 당사자인 카일(가명)은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소 아이비리그 대학 로고가 크게 박힌 후드를 즐겨 입었고, 아이비리그 프로그램에도 직접 등록할 정도로 아이비리그 대학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또한 원하는 대학 진학에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연설을 했던 코리아 타임스 엑스포에서 “하버드 합격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진학 상담을 했던 하버드 합격생들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다수의 하버드 출신을 떠올린 저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바로 사람의 인품입니다.”
하버드는 지원자의 학점, 특별활동, 그 외 성취도를 엄격하게 평가하는 만큼 해당 지원자의 성품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만심, 이기심, 특권 의식과 같은 성향을 지닌 지원자는 하버드가 원하는 인재상과 거리가 멉니다. 하버드인에게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탁월한 성취도와 매력적인 성격을 갖춘 균형 잡힌 모습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며, 자신의 관심사를 중요시하는 만큼 타인의 요구사항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특권층 출신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교만하지 않고 겸손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일은 지금까지 쭉 부모님이 정해준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 기준은 학교가 ‘명문’ 학교이기 때문이 아니라 카일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학교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카일은 대학 지원 과정에서 이러한 부모님의 교육 철학에 대해 언급했고, 그것이 바로 하버드의 가치관과 부합했던 것입니다.
카일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벌레 한 마리도 함부로 해치지 않는 아이입니다. 제가 스스럼없이 짓궂은 농담을 건넬 수 있고, 또 이를 재치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생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또한, 표준화된 시험에서 자신이 만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우들(경쟁자 포함)에게도 기꺼이 튜터링을 해주는 아이였습니다. 한 번은 카일과 함께 하버드 인터뷰 대비 세션을 진행하는 동안, 저는 필요 이상으로 성실하게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는 카일을 자제시키며 말했습니다.
“넌 너무 정직해서 오히려 손해 볼 수도 있어.” 그러자 카일은 과하게 정직하다는 말에 머쓱하게 웃었지만,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카일처럼 정직하고 도덕적인 성품을 지닌 아이는 정말 드물기에 그 아이가 특별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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