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
여러분은 합격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나요? 아픈 척 연기를 할 수 있나요? 무신론자임에도 불구하고 ‘종교학’을 공부할 수 있나요? 지구 반대편으로 이사까지 갈 수 있나요? 샘(가명)이라는 한 학생은 실제로 그런 일을 감행했습니다. 거처까지 옮기며 지난 달 스탠퍼드에 합격한 샘은 원래의 거주지인 LA로 다시 이사 중입니다.
입시 경쟁이 갈수록 무시무시하게 치열해지면서, 일부 학생과 그 가족들은 불리한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샘 또한 “학업 수준이나 입시 준비 강도가 높은 캘리포니아 애들한테 뒤처지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샘이 9학년에 진학하던 해, 그의 가족은 코로나19기간 중에 삶의 터전을 옮기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샘이 대학 입시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도록 짜여진 철저한 입시 전략의 일부였습니다.
이처럼 입시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파격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비단 샘뿐만이 아닙니다. 굳이 PSAT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주에서 상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적은 미국 소도시 지역의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러한 이점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일부 학생에게는 시험부터 과제까지 모든 평가 항목에서, 정해진 시간을 초과해 사용할 수 있는 연장 시간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전혀 다른 지역의 학교로 즉시 전학을 갈 수 있는 여건을 가진 학생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 학생은 10학년 화학 수업에서 처음으로 ‘C’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은 후, 다음 미팅은 아예 다른 시간대에서 Zoom으로 접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그 학생이 새로 옮긴 학교에서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컴퓨터 과학 전공에 관심을 가진 여학생이 드물었기 때문에, 보다 수월하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전공을 목표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샘의 다니던 기존 학교의 수업 정원은 35명이었지만, 전학한 학교의 정원은 15명에 불과했습니다. 중학교 내내 인종차별을 겪어온 샘에게 주변 환경이 모두 바뀐 새로운 출발은 그야말로 특별하고 매력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과 학교에 적응을 하고 난 후부터, 샘은 소수 정예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마치, 모든 상황이 운명처럼 그를 돕고 있는 듯했습니다.
올해 스탠퍼드에 지원할 즈음, 샘은 학업과 특별활동 모두 주 전체에서 손꼽히는 최상위권 학생으로 거듭나 있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사까지 감행한 결정을 무모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샘의 가족에게 그것은 보다 더 나은 샘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전략이었습니다. 대학 지원 마감일 때문에 단 한 번의 크리스마스 휴가를 미뤄야 한다는 이유로 자녀에게 불만을 표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반대로 샘의 가족처럼 4년 동안 낯선 기후와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희생을 감수하는 가족도 있습니다. 그 선택을 어떻게 보든, 샘의 가족이 얼마나 헌신적이 었는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샘에게는 그러한 과감한 결정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이제 샘은 한평생 ‘스탠퍼드’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거머쥐고 살 테니까요. (213)999-5416
mkim@ivoryw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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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