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값을 매길 수 없는 것

2025-07-21 (월) 12:00:00 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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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을 매길 수 없는 것

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

경험은 돈보다 값지다. 어릴 적부터 저희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입니다. 이제는 대학 입시 컨설턴트가 된 제가, 그 말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프리칼리지 프로그램이 끝나기 사흘전, Max(가명)라는 학생이 저에게 간절히 말했습니다. “선생님, 인맥 있으시잖아요. 저 좀 더 머물 수 있게 해 주세요. 저 여기 꼭 있어야 해요. 저는 이런 학교에 꼭 가야 해요!” 하지만 하버드 측은 Max의 프로그램 연장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프리칼리지 프로그램이 그저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입시에 도움이 안 되면 돈 낭비다.” “그만한 값어치가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Max 역시 처음에는 친척들로부터 신청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년간 수많은 학생들과 함께하며, 한 가지 확신하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경험이 관심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자원봉사, 인턴십, 연구 프로그램과 같은 활동을 직접 경험해 본 후에야 비로소 진짜 필요한 정보를 얻고, 대학 입시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중요한 질문들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진학하고 싶은 대학은 어디인가?”, “장래희망은 무엇인가?”, “내가 이루고 싶은 학업 목표는 무엇이고, 왜 이 전공을 선택하고 싶은 걸까?”와 같은 질문들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14세에서 17세 사이의 시기에 다양한 활동을 직접 시도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 나이 또래의 학생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하니까 덩달아 따라 하거나, 부모님이 하라고 하니까 억지로 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Max가 하버드에서 10일간 지내지 않았다면, 던스터 기숙사에서의 생활, 와이드너 도서관에서의 공부, 그리고 지금은 자신이 “리서치 데이터베이스의 성지”라고 부를 정도로 깊이 빠져든 하버드의 온라인 도서관 시스템 HOLLIS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체코슬로바키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 온 친구들이었습니다.

올여름 전까지만 해도 Max는 USC, UCLA, UC버클리 중 기분에 따라 희망 대학이 바뀌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하버드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열심히 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는 크루 활동 대신 아이비리그 진학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행히 이번 가을이면 11학년에 올라가기 때문에,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이 다 의미 있는 것은 아니며, 비용 또한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면, 돈으로는 절대 환산할 수 없는 가치 있는 경험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오프라 윈프리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213)999-5416

mkim@ivorywood.com

<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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