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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을 담은 달항아리가 가슴 속으로

2020-10-23 (금)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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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욱 개인전 ‘카르마’ 개막

▶ 덤덤한 여백과 가는 선 묘한 울림, 빌 게이트 구입 유명… 헬렌 J 갤러리서

업을 담은 달항아리가 가슴 속으로

최영국 달항아리 시리즈 ‘카르마 20205-20’(2020)

업을 담은 달항아리가 가슴 속으로

할리웃에 새로 문을 연 헬렌 J 갤러리가 선보인 최영국 개인전 ‘카르마’ 전시 광경.


미술품 컬렉터인 헬렌 박 관장이 지난 여름 할리웃에 오픈한 헬렌 J 갤러리(Helen J Gallery)가 달항아리를 이미지화하고 있는 최영욱 작가의 개인전 ‘카르마’를 열고 있다.

지난 2일 개막한 이 전시에서 최영욱 작가는 불교문화권에서 업을 의미하는 ‘카르마’(Karma)라는 제목으로 덤덤한 여백과 가느다란 선으로 묘한 미학적 울림을 주는 달항아리 시리즈 최근작을 선보이고 있다. 최영욱의 달항아리 회화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트가 3점을 구입하면서 유명해졌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필라델피아 뮤지엄, 룩셈부르크 왕실, 대한항공, 수원대, SK그룹 등이 소장하고 있다.

최 작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달항아리를 접한 이후 15년 동안 달항아리를 그려왔다. 그의 작가노트를 보면 달항아리는 모나지 않고 넉넉하면서 부드러운 곡선을 지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18세기 조선 백자 항아리의 대표적인 형태다. 최영욱 작가는 이러한 달항아리를 단순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유약 표면에 생긴 작은 금인 빙렬에 주목한다. 빙렬을 독창적인 장식처럼 사용한 고대 도공들과 같이 달항아리의 빙렬 속에서 삶의 인연,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내고 있다. 인내하듯 연필로 무수히 선을 긋거나 동양화 물감으로 응어리를 만들며 달항아리 속에 갖가지 삶을 새겨 넣는다.


최 작가는 “나의 그림은 기억의 이미지화이고 도자기라는 이미지를 소통의 매개체로 선택해 그 안에 내 삶의 이야기를 풀었고 동시에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담았고 찾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4,500스퀘어피트의 전시공간이 있는 헬렌 J 갤러리는 20세기와 21세기 저명한 국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이다. 그랜드 오프닝 전시로 최영욱 개인전 ‘카르마’를 선보이기 앞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김민구 개인전 ‘Minku Kim: S.E.P’으로 문을 열었다.

최영욱 개인전 ‘카르마’는 오는 11월27일까지 열리며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오후 5시 헬렌 J 갤러리(929 Cole Ave., LA)에서 관람할 수 있다. 입장객 수 제한으로 방문시간을 예약해야 하며 관람시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

홈페이지 helenjgallery.com
문의 (323)462-1318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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