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誠)의 삶, 사(詐)의 삶
2020-10-22 (목)
박인영 / 게인스빌, VA
세계역사에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자신의 언행 때문에 큰 화(禍)를 당했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상앙(商鞅)은 그 대표적 예이다. 효공(孝公)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던 그는 가혹한 법치를 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참혹하게 죽인 까닭에 그에게 원한을 품은 이들이 많았다. 효공이 죽고 그를 미워했던 태자가 즉위하자 그는 하루 아침에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는데 그를 받아주는 여관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관청에서 발급한 여행증이 없는 사람을 재워준 자는 목을 베는 것이 상앙 자신이 만든 법이었는데 여행증이 없었던 그가 자신의 법에 걸린 것이었다. 결국 상앙은 사지(四肢)와 머리가 찢겨 나가는 끔찍한 죽임을 당했는데 이 또한 그 자신이 만든 법에 따른 형벌이었다.
이 고사(古事)가 생각나는 것은 요즈음 보도되고 있는 홍남기 부총리의 딱한 사정 때문이다.
자신이 김현미 장관과 합작하여 만든 바로 그 부동산법 때문에 자기가 산 집에 들어가 살 수 없게 되었고 문 대통령의 1세대 1주택 방침을 따르기 위해 의왕집을 팔려고 했던 것도 그 자신의 법 때문에 팔 수도, 안 팔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지경에 처해 있다.
자신이 초래(招來)한 극심한 전세대란의 희생자가 되어 이 추운 겨울에 거리로 나앉게 된 것이다.
자기의 부메랑에 자기가 다치는 안타까운 일은 법까지 제정하지 않고도 말 때문에도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는데 조국 전 장관의 구구절절 옳기만 한 수많은 과거의 발언은 너무나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그 자신에게 돌아와 그를 만신창이로 만들었고 그 후임자로서 검찰개혁의 막중한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진력하는 추미애 장관 또한 그에 못지 않다.
민주당 대표로서 정유라의 ‘엄마찬스’에 눈물 흘리는 대학생을 껴안아 주면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끝내 이긴다”고 말했던 그녀가 이제는 자기가 정권의 충견으로 개혁(?)한 검찰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바로 얼마전 국회에서 “보좌관에게 지시한 적이 없었고 보좌관이 그런 사적인 일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목청 높이 부인했던 자신의 말은 기억을 못 한다는데 심각한 기억상실증이다.
집권 초기에 낚싯꾼들 몇명이 죽었을 때 눈물을 글썽이며 국무회의에서 묵념까지 했었고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선포했던 문 대통령은 정작 국민이 북한군에 살해됐을 때는 음악공연을 관람했다.
박 대통령이 ‘7시간의 행적’을 해명하지 못하는 것은 탄핵사유이며 자신은 분 단위로 일정을 국민에게 밝히겠다고 약속한 그가 정작 자신의 ‘골든타임 6시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고 ‘국민이 하야를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광화문 광장에 나와서 시민과 끝장토론을 하겠다”던 문 대통령은 실종상태이다.
부메랑에 맞는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성(誠)의 자세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
말(言)한 대로 이루는(成) 것이다. 감언(甘言)과 감성연기로는 사(詐)의 추한 삶만 있을 뿐이다.
거짓으로 말(言)을 지어(乍) 남을 속이는(詐) 것이다. 성(誠)이 결여된 정권은 오래 가지 못한다.
<박인영 / 게인스빌,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