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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패션

2020-10-15 (목) 라니 오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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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동시패션. 게임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데 부동산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요즘은 이런 일이 많다.
집을 팔고 더 큰집으로 이사를 간다던지 아니면 반대로 집을 줄여서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 다행히 집을 추가로 구입할 능력이 있어서 일단 집을 구입하고 이사를 한 후에 거주하던 집을 처분한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단 집을 팔아야 다음 집을 구입할 수 있다면 흔히 말하는 동시패션을 해야만 한다.

이렇게 동시패션을 한다고 하면 한날에 집을 팔고 사기를 해야 한다는 뜻인데, 이 중간에 ‘이사’와 ‘청소’도 포함이 된다. 일단 집을 팔아야 하니까 짐을 빼고 청소를 하고 내 집을 살 바이어들이 집에 와서 final walk through를 하고 다 같이 세틀먼트 회사에 가서 세틀먼트 하고 돈을 받은 후에 내가 살 집에 가서 final walk through를 하고 세틀먼트 회사에 가서 세틀먼트를 하고 다시 새 집으로 와서 이삿짐을 옮기고 짐정리를 해야 한다. 이게 과연 하루 만에 가능한 일일까?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경우에는 집 팔기 하루 전에 이삿짐을 트럭에 넣어놓고 다음날 아침 일찍 세틀먼트를 하고 바로 집 구입하는 세틀먼트를 한 후에 이삿짐을 옮긴다. 그리고 이것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이사비용이 거의 2배로 든다. 기진맥진하기 딱 좋다.


이사를 들어오자마자 지치고 힘들면 내가 구입한 집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경쟁에서 이겨서 간신히 구입한 집이라고 좋아 했지만 막상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좋았던 집도 정머리가 떨어진다. 이사 오자마자 정이 떨어지면 앞으로 남은 몇 년 동안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 그렇다고 또 이사를 가기는 벅차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될 때 rent back이란 것을 이용한다. Post occupancy라고도 하는데 집을 팔고나서 내가 다시 그 집을 잠깐 동안 렌트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서류상으로는 주인이 바뀌고 내 위치고 집 주인에서 테넌트로 바뀌지만 당장 이사를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내 집을 팔고 그 집에 그냥 그대로 머무르면서 이사 갈 집을 산다. 물론 집을 팔았기 때문에 집 구입에 필요한 자금은 내게 충분히 있다. 그리고 새로 이사 갈 집을 구입한 후에 수리도 좀 하고 청소도 하고나서 여유 있게 이사를 한다.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만 rent back을 할 수 있어도 너무 편안하고 여유가 있는 ‘동시패션’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바이어들은 rent back을 좋아하진 않는다. 자기들이 그 집을 샀는데 당장 이사를 들어가지도 못하고 셀러가 계속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일이 잘못되어서 셀러들이 집 판돈은 챙기고 이사를 나가지 않는다면 그것도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셀러 마켓이기에 이렇게 반기지 않는 조건이라도 바이어 입장에서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는 이상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셀러는 이런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서 보다 여유 있는 동시패션을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사를 나갈 때는 최대한 깨끗하게, 새로 들어오는 바이어들이 기분 좋게 들어올 수 있게 배려를 해주는 마음도 필요할 것이다.

문의 (703) 496-4989, (410) 618-4989

<라니 오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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