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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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아침

2020-10-15 (목)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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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눈부시게
창문으로 숨어들어
긴 밤을 깨웁니다
사나운 꿈이 사라질 때입니다
앞집 지붕, 굽은 언덕길 위에도
착한 햇빛은 똑같이 내립니다
슬픈병을 지우려면 햇빛을
봐야지 하며 밖으로 나섭니다
스치는 잔디가 이슬로 차갑습니다
길 한복판에서 졸고 있던 기스가
발자국 소리에 호들락 깹니다
이 조용한 아침
숲은 오고 있을 북풍을 알고나
있는지 침묵하고 있습니다
호수의 분수가 시간이 됐는지 갑자기
하얀 은구슬을 하늘 높이 뿜어올립니다
내 가슴이 금새 차가워졌습니다
가벼운 기침이라도 참아야해
지금까지 잘하고 있어
한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내 앞을 지나며 Good Morning Sir!
그가 뿌린 색종이가 나에게 날아왔습니다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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